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냥 Mar 15. 2020

외식업계가 데이터 앞에서 해야 할 질문 10가지

<숫자를 돈으로 바꾸는 데이터 읽기의 기술> 책 완독 기념 독후감



작년 연말 오후 반차를 내고 코엑스 영풍문고 서점에 들렀다.

눈에 띄는 몇 가지 책들이 있었지만 그중에 가장 끌렸던 책이 바로 이 것이었다.

업무 틈틈이 읽어내느라 3개월 가까이 걸렸지만 오프라인 사업을 위주로 하는 지금의 회사가 데이터를 어떻게 쌓고 드리븐 해야 하는가에 대한 팁 같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어 좋았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혼자 경험하고 느끼며 생각했던 것들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구나' 혹은 '틀린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달까.


여러 내용들이 유익하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외식업이라는 카테고리에 맞춰 조금 변형시켜 가져와보려고 한다.




데이터 앞에서 해야 할 질문 10가지


1. 우리 회사가 돈을 버는 핵심 제품/서비스는 무엇인가?
2. 우리 회사의 데이터 역량은 어느 정도인가?
3. 데이터의 필요성을 모두가 느끼고 있는가?
4. 데이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까?
5. 듣도 보도 못한 것을 기대하는가?
6. 내가 이해하는 만큼만 인정하려 하는가?
7. 목적을 명확하게 세웠는가?
8. 매출 데이터만 중요할까?
9. 많기만 하면 빅데이터일까?
10. 시간 투자 없이 결과만 원하는가?




일문일답 형식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가 보고자 한다.



1. 우리 회사가 돈을 버는 핵심 제품/서비스는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장과 제품이 주가 되는 회사라고 하더라도 데이터는 필요하다. 하지만 데이터보다 제품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를 예로 들면 데이터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하겠지만 떡볶이 떡을 구할 수 없다면 아예 회사가 망할 것이다. F&B사업에서 음식이나 음료의 맛과 품질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본질이니까. 스타벅스의 경우 '사이렌 오더' 같은 서비스가 굉장히 편리한 수단이지만 음료의 맛이 없다면 궁극적으로 고객이 찾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가되 결국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이 데이터 분석 결과를 가지고 결국 무엇을 할 것인가. 회사를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이 고객을 설득시키는 일 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저자도 이야기한다.


어쨌든 정리하면 우리 회사의 핵심 제품과 서비스는 결국 건강하며 맛있는 음식과 우리 제품을 소비함으로 인해 가질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2. 우리 회사의 데이터 역량은 어느 정도인가?


나 역시 입사 이후 이 부분을 파악하고 정리하는데만 1개월이 꼬박 걸린 것 같다. 물론 다른 업무를 병행하며 진행하느라 늦어진 부분도 있으나 여러 가지로 애로 사항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처럼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이직한 회사 혹은 지금 있는 회사에서 새롭게 데이터 분석을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면 다음 3가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평가해보고 판을 벌려야 할 것이다.


1) 인력 - 우리 회사에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있는가? 혹은 나는 그러한 인력인가?

2) 시스템 - 우리 회사 내에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가?

3) 데이터 - 우리 회사에 어떤 종류의 데이터가 있는가?


인력과 시스템에 있어서는 일부 아쉽긴 하지만 현시점의 죠스푸드에서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부족한 부분은 점점 조금씩 채워나가고 가공, 드리븐 가능한 DB로 자산화 할 계획이었다.

외식업계, 오프라인 사업을 위주로 전개하고 있는 회사에서 가질 수 있는 데이터들은 대부분의 영수증에 찍히는 데이터들이 사실 대부분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매출과 관련된 시간, 금액 등의 정보. 메뉴 믹스. 할인 이벤트나 프로모션 대비 성과. 알고자 하는 질문에 따라 쌓을 수 있는 데이터의 디테일함도 달라질 수 있다.



3. 데이터의 필요성을 모두가 느끼고 있는가?

4. 데이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까?


온라인에서는 수많은 데이터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매체들을 통해 언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는 지난 과거의 정보일 뿐인데 무엇이 중요하냐고 그 데이터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맞냐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데이터가 지금의 코로나 19 사태와 같이 예측 불가한, 거의 전 세계적 재난과 같은 일을 예견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신종 플루, 사스, 메르스 등과 같은 순간을 겪고 이겨내며 쌓은 데이터로 조금 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5. 듣도 보도 못한 것을 기대하는가?

6. 내가 이해하는 만큼만 인정하려 하는가?


우리는 컴퓨터와 달리 사람이라는 동물이기 때문에, 더더욱 동물적인 감각 혹은 그 이상의 육감 같은 통찰력을 발휘하며 투자에 성공하고 사업을 성공시키는 사람을 보기도 한다. 마치 도박판에서의 운7기3이라는 말처럼 사업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많은 대표들이 뇌피셜을 믿고 맹신하며, 그 가설을 검증하려는 노력이나 데이터로 가시화해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 편이 두려워서 일 수도 있겠다.


꼭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개인 외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오너라면 이 상황에 한번 자신을 대입하여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 우리 매장의 매출 중 홀 매장 식사/포장/배달의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 우리 매장의 주문 건수는 매장 식사/포장/배달 중 어떤 비율을 보이는가?

* 우리 매장 주문 메뉴 중 가장 높은 메뉴는 무엇이며 그 비중은 어떠한가?


위 질문을 했을 때 명확한 수치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대략적인 감에 의존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본인이 직접 매장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오너라면 대부분의 그 감이 적중하는 경우가 많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데이터화 된 숫자를 눈앞에 대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생각보다 그 비율의 정도 차이가 클 수도 있고 혹은 적어서 놀랄 수도 있다.

데이터를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내 상식과 다른 수치가 나왔다는 이유로 그 데이터 결과를 신뢰하지 않거나 무시해버려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다음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7. 목적을 명확하게 세웠는가?


적어도 내가 우리 회사에 와서 데이터 드리븐에 대한 꿈을 가지며 증명하고 싶었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적용 가능한 가설이 두 개 있다.


앞의 다른 브런치 글에서도 언급했었던 것처럼,

1) QSC점수가 높고 매뉴얼을 잘 따르면 매출 상승에 효과가 있다.

2) 본사와 가맹점주와의 신뢰관계가 좋아지면 브랜드 가치 상승에 효과가 있다.

현재 나의 경우에는 이 두 개의 가설을 진실로 증명하는 것을 목표로 데이터 쌓기, 검증 작업을 해가고 있다.



8. 매출 데이터만 중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SNS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느끼는 부분들은 DB화 하기 힘들지만 굉장히 소중한 데이터가 사실이다.

SomeTrend와 같이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공기처럼 흩어져있는 '키워드' 기반의 사람들의 생각을 데이터로 긁어모아주는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지금 우리 팀에서 하는 것처럼 매일매일 우리 자사 브랜드와 관련된 키워드로 주요 SNS 모니터링을 직접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글에서도 한번 언급했던 TWC라는 VOC 관리 솔루션 회사는 올해 안으로 SomeTrend와 같이 자사 브랜드 계정 혹은 키워드 기반으로 SNS 콘텐츠 모니터링 및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단어 클라우드로 표현해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텍스트 마이닝을 통한 단어 클라우드 만들기의 예시


또한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앞의 7번에서도 말한 것처럼 QSC라는 지표 또한 중요한 데이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QSC 표준서를 어떻게 작성하고 어떤 가치에 더 많은 점수를 주며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다음에 더 심도 깊게 다뤄봤으면 하는 주제다.



9. 많기만 하면 빅데이터일까?

10. 시간 투자 없이 결과만 원하는가?


마침 어제 인공지능과 관련한 팟캐스트 녹음을 하러 갔다 왔다.

그때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미래학자로 유명하신 정지훈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예전에는 이론으로만 가능했던 인공지능, 딥러닝, 머신러닝 같은 개념들이 빅데이터로 많은 데이터가 쏟아져 나왔기에 가능해진 부분이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빅데이터 연구를 하려면 많은 양의 정보나 데이터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많기만 하다고 좋은 데이터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양질의 많은 데이터를 쌓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수밖에 없다.


부디 이 글을 보는 많은 결정권을 갖고 있는 오너, 임원들이 있다면 '시간 많이 들이지 말고 핵심에 집중해서 분석하라'는 바보 같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말을 뱉기 전에 차라리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직 비록 가야 할 길이 멀지만

3월부터 우리 회사도 QSC표준서를 다시 제대로 된 DB 데이터로 쌓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내가 세운 가설을 검증해내기 위한 수준까지 가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차분히 시간 투자를 할 것이고,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꼭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가설에 대한 부분을 검증해낼 것이다. 


이 책 외에도 데이터 드리븐과 관련한 좋은 책이나 아티클이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댓글로 많이 추천해주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평가, 내 마음속에 있는 거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