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알 PD가 기장님 실명을 언급하는 이유
2. 그알 피디님 유퀴즈 인터뷰 중 '기장님'이라는 표현을 쓰더라. 전용기라도 타고 다니는 건가 했는데 이동할 때 사용하는 승합차를 운전하는 분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3. 어찌 보면 그저 차량 운전을 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기장님의 역할은 단순히 운전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4. 기장님은 전국에 모르는 경찰서가 없고 모르는 사이비지역 종교가 없다고 한다. 심지어 언젠가 있었던 사건 이야기를 하면, '가만있어보자 그때 그 범인이 여기 어디 살았는데..'라면서 내비도 안 보고 향한다고 한다.
5. 기장님의 역할은 단순히 운전을 잘하고 길을 잘아는데 그치지 않는다. 본인이 보기에 적합한 카메라 앵글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차량 주차 위치를 옮겨서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가 현장을 제대로 찍을 수 있도록 한다고.
6. 방송국 취재차량의 운전을 맡는 모든 사람이 이렇게 행동하진 않을 거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넘어 자신이 속한 팀이 해야 하는 일에 일조해야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7. 일을 하다 보면 '회색 지대(Grey Area)'의 업무가 생겨나곤 한다. 일을 하다 보면 나의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일이 아니지도 않은 뭐 그런 애매한 성격의 일. 내가 하기에는 내 일이 아닌 것 같아 억울하고, 그렇다고 안 하고 두기에는 찝찝한 그런 일.
8. 회색 지대에 해당하는 일의 개수가 늘어나고 회색 지대가 어떤 색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면 문제가 된다. 사일로가 굳건해진 조직일수록, 개인주의가 강한 팀일수록 이런 현상이 늘어난다.
9. 성장하는 조직일수록 회색 지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의 성장 비결 중 하나는 '얼마나 빠르게 회색 지대를 없앨 것인가?'일 것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서로에게 일을 미루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10. 그알의 기장님 같은 분들이 많을수록 회색 지대는 줄어든다. 그알의 기장님은 나에게 주어진 업무가 무엇인가를 넘어 우리 팀의 목표가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이런 동료와 일한다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복지이자 행운이다. 조직에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사람이고.
11. 정작 회색 지대를 넘나드는 사람에 입장에서 본다면 때로는 몸이 갈려나가기도 하고 생각을 멈출 틈이 없기도 하다. 그러니 빠르게 지칠 수 있다. 회색 지대를 없애려는 자신의 노력이 최소한의 인정과 배려 나아가 보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12. 유퀴즈에 나온 그알 피디는 굳이 기장님의 실명을 언급한다. 기장님의 가족들이 이 영상을 본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워할까? 게다가 기장님은 다음 주 유퀴즈에 게스트로 섭외되었다. 그알 피디는 일반적으로 쓰는 '기사'가 아니라 '기장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그알 제작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존중과 존경 그리고 배려가 지속되기에 좋은 팀이 지속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