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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Jul 09. 2020

2부 #8 엄마는 인내심 시험 중

하루에도 몇 번씩 참아내고 있습니다

자고로 인내심이란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뎌내는 마음입니다. 엄마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육아 중인 엄마들은 아이와 함께 모든 것이 처음이라 어렵고, 조금 더 성장한 자녀들을 둔 엄마들은 아이에 관하여 노하우가 생겼다 하더라도 나름의 어려움들이 있죠.


저는 아직 1년 차 쌍둥이 엄마입니다. 아이들은 14개월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습니다. 서로의 눈빛으로 대충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아직은 엄마와 쌍둥이들과의 텔레파시가 통하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쌍방이 아닌 아직은 엄마의 일반통행 중입니다.


아이들은 세상에 나와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심지어 먼지 하나도 무슨 맛인지 궁금합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에게 엄마는 “지지~~~” “안~~ 돼.” “위험해~~~” 등으로 제재를 하게 됩니다.

방 한쪽에 있는 서랍장에 슬그머니 손을 뻗어 온몸으로 열었습니다. 안에 있는 물건들이 모두가 처음 본 것들입니다. 아이들 눈에는 ‘어! 이게 뭐지?’ ‘무슨 맛이 날까?’ 하고 새로운 장난감을 탐색하는데 바쁩니다. 그러다 서랍을 열고 닫는데 꽂혔습니다. 주의를 줘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합니다. 결국엔 문틈에 손가락이 살짝 끼어 아픔을 느끼고서야 울음과 함께 멈춥니다. “그러니까 엄마가 하지 말라고 했잖니.” 아이는 그저 손가락이 아파 “으~앙~” 울며 눈물을 쏙 빼고 맙니다.


아이들 이유식을 먹이면서 자기 주도식을 해야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둥이 둘을 같이 먹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시도를 해봤습니다.

밥도 장난감 중 하나입니다.

오! 마이 갓!

이건 전쟁입니다. 밥을 먹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많습니다. 육아 서적에는 아이들은 이 모든 행위가 하나하나 밥알도 알아가는 단계라고 하니 화가 조금 났지만 참았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번 시도를 하였으나 어느새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있던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제가 먹여야겠다 생각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숟가락질 연습을 시켜야 하는데 초보 엄마는 두렵습니다. 또 화를 낼까 봐.


아파트 지인 중 저와 같은 선택으로 쌍둥이를 출산하여 기르고 있는 엄마가 있습니다. 아직 5개월밖에 안되었는데 아이들에게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너무 우는가 싶어 살짝 등을 맴매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런데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장난도 심해지고 하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요.

저의 대답은 그저 “참아야 해요. 있는 힘껏 참아야 해. 엄마라는 게 인내심을 길러야 하나 봐요. 아무래도 인내심 시험을 보고 있는 중인 것 같아.”


회사 생활을 한다면 꽤 했던 사람이고 동료들 사이에서는 보살이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엄마로서의 첫 인내심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인내에 관하여 이미지를 검색하니 퍼즐과 운동이 나옵니다.

퍼즐은 비슷하지만 비슷하지 않은 그림들을 찾아야 하며 퍼즐 피스(개수)에 따라 인내하며 숨 고르기 하는데 도움을 주고,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운동은 원하는 목표, 건강, 몸매, 운동 대회에 맞게 연습하고 연습하죠.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내합니다. 이것들은 자신의 성취감에 관한 것 들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나의 성취감을 이루어주지는 않죠. 그렇지만 되도록 잘 이끌어 미래에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을 겁니다. 예쁘게 잘 커주기를.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산후우울증의 잔재가 남아있는 상태의 엄마는 감정 조절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내 안의 나를 조절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짜증과 화를 참아내고 있습니다. 초보 엄마는 지금 매 순간이 시험대 위에 있는 것 같아 힘들지만 현명 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나은 엄마가 되어 있겠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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