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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Oct 12. 2020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새로운 명절 분위기

마음 불편한 추석 명절 나기

2020년 맞이하는 추석 명절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결혼 12년 만에 처음으로 시댁과 친정 모두 가지 않고 보냈던 날이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이동을 자제하라고 했고, 성묘 장소는 모두 방문을 못하게 되었죠. 사람들에게 유해한 바이러스 때문에 올해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처음엔 아이들과 함께 맞이하는 첫 추석 명절이기도 해서 먼 거리(부산)이지만 이동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수도권에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었고, 그나마 누그러지고 있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였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요.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시어머니께서 이번엔 명절 차례 제사도 간소하게 하고 아무도 오지 말라고 전달했으니 굳이 내려오려고 하지 말라는 당부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미리 먼저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마음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몇 번이고 내려갈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계속 물어보는 거였습니다. 사실 저희 남편은 자신이 한번 마음을 먹은 일은 밀고 나가기 때문에 제 의견이 중요하지 않았고, 혹여나 물어본다고 해도 그저 표면상 물음이지 정말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남편이 물어오는 거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남편 : 이번에 부산에 내려갈 거야?

나: 이번에 안 내려간다고 말을 몇 번이고 했잖아. 도대체 왜 자꾸 물어보는 거야? 정말 내 의견이 궁금한 거야?

남편: 아니, 네 의견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냥 물어보는 거야.


이런 사람한테 화가 안 난다는 것도 이상하죠. 그렇게 저희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부모님 댁에 가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온전히 여느 휴일처럼 보냈습니다. 그래도 가지 않은 것에 대해 마음이 불편하여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렸는데 모두 아쉬워하시긴 했습니다. 불편한 제 마음이 이상한 것인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평소에 자주 방문하는 독서클럽 카페에 들어가니 저와 같은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명절은 부득이하게 보내게 되었지만 왜 며느리들은 불편한 마음을 오롯이 간직하고 지내는지. 잘못을 한 것도 없는데 말이죠.  얼마나 우리가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정작 아들인 남편은 마음 편히 지내는데 며느리인 나는 왜 마음으로도 자유롭지 못한 것인가. 여전히 우리는 불평등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겠죠.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돌아다녀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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