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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의 예술가 육코치 Jan 11. 2024

브런치스토리 하려는 마음은 뭐니?

3주 챌린지 참여자들의 수강하는 이유

무료 특강으로 3주 챌린지 '나도 된다, 브런치스토리 작가'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는 했으나 과연 수강생이 있을까 염려했다. 랑 3일 홍보한 셈치면 선전한 셈이었다. 어떤 일을 하건 애초에 '마인드셋'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내적 탐구가 있어야 한다. 내적 동기가 일어나지 않으면 곧장 시들해진다. 브런치스토리 채널에 대해 1일차, 2일차에 개요를 훑고 직접 둘러보면서 전체적 분위기를 익혔다. 회원가입조차 안 되어 있던 사람들은 가입 절차부터 시작했다. 수강자들은 설렘과 기대로 여기저기 기웃대며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3일차가 되자, 나는 수강자들에게  '브런치스토리 하려는 마음은 뭐니?'라는 주제를 던졌다. 각자의 내면에 숨은 욕구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정작 나는 왜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했을까? 2018년 12월 8일 첫 글을 올린 그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2017년 인생의 참화를 겪으며 나는 쓰러졌다. 육신도 마음도 영혼도. '분통, 억울함, 기막힘, 분노' 어떤 단어를 대입해봐도 당시의 나를 설명할 수 없었다. 운전대를 잡으면 벽을 향해 돌진하고 싶었던 격랑의 시간이 지나고 1년 후에야 비로소 글을 올릴 수 있었다. 1년의 시간을 말을 잃은 채 살았다. 글이 나올 리가 없었다.



1년쯤 지나자, 비로소 내 상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저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싶었다. 일상에서 나를 돌보는 일이 급선무라고 느꼈다. 속에 가둔 울울함을 토로하지 않고는 가슴이 터질 듯해서 죽을 것 같았다. 거친 호흡으로 격정을 써내려갔다. 분노의 화신이 되어 막 쏟아내고는 이내 후회하며 글을 지웠다. 다시 그런 내가 한심하고 못나보여서 또 울었다. 쓰고 화내고 지우고, 쓰고 울고 지우고, 쓰고 아파서 지우고. 무한 반복을 거듭하며 '나'를 격정과 분리시켰다. 생각과도 분리시켰다. 내 안에 내가 역할을 바꾸며 나를 규정하는 나날이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자판위로 손가락들이 오갈 때마다 찍히는 소리가 내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듯했다.



그때 올린 글들을 읽어보면, 감정에 압도당해 자신을 감정 그 자체로 보거나, 헛된 생각을 하는 내가 다라고 여기지 않은 흔적들이 있었다. 누구를 의식한 것인지 그래도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려는 가상한 노력들이 글자마다 배어있다.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 악 소리마저 삼켜버린 침묵의 시간들이 거기 있었다. 브런치스토리에 긁적이던 행위는 내게는 '구원'이있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 <구원으로서의 글쓰기>가 저절로 떠올랐다. 나는 '왜' 쓰고 있는 걸까? 펀치 세게 맞고 스스로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각성이 있었던 바, 다시 삶을 내 언어로 규정하고, 새로이 부여한 의미로 무장하지 않으면 나라는 존재가 사라져버릴까 겁이 났던 터.



"저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면서 엄마의 꿈을 대신 살았어요. 엄마와의 관계 밀착도가 너무 강해서 서로를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둔감했어요. 마리오네트 인형이 되어 역할 수행을 제법 잘 해냈지요. 차라리 끝까지 몰랐어야 했어요. 문제라고 인식되는 순간, 제가 저를 알아야 했어요. 교육학, 심리학, 불교철학, 명리학 등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부가 시작되었어요. 스스로 내린 진단이 맏딸 콤플렉스,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요. 나에 대한 인식이 커지자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이제 그렇게 걸어온 여정을 읽고 말하고 쓰고 싶어졌어요. 나같은 엄마들을 일깨워주고 싶어요. 그동안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것들이 이제사 정렬이 되는 느낌이에요."



템플 스테이 참선방에 들어간 수강자가 쓰는 마음에 대해 이렇게 남겼다. 또 한 사람은 공훈 연수를 하는 중에 덜컥 새벽 미션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했다. 비상근무 때를 제외하곤 7시 이전에 깨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새벽 6시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올빼미의 기적으로 불리는 그는 시절인연 따라 지금 이 자리에서 글을 쓰게 된 듯하다고 했다. 코치와의 인연법이 데려갈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멍석을 깔고 보니 자신 안의 무언가가 자꾸 속삭인다. 사회복지사로서 공무원의 삶을 30여 년 살며 어찌 희노애락이 없었으랴? 사회적 불안과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를 세우고 일으켜 역경을 극복해나갈 이들이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단다.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에 닿아있는 글쓰기가 하고 싶다.



수강자들의 내러티브가 이어졌다.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존중할 수박에 없는 서사를 가진 존재들이 숙연하게 삶을 마주하고 있다. '왜' 쓰는지에 대해 정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이내 지친다. 아무리 앞뒤 틀을 갖추고 문체가 빼어나도, 글을 쓰려는 마음을 만나지 않고는 오래 갈 수 없다. 작가로서의 마인드셋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라는 질문은 자기인식에 기반한 정체성에 곧장 가 닿는다. Being, 존재 자체에 대한 받아들임이 우선하고 글쓰는 행위는 후순위다. 글쓰는 마음은 진짜 자기(Authentic-Self)에 가 닿으려는 노력이다. 나와 나 관계가 우선될 때, 나-너 관계도 편안해진다. 나-나 관계를 정화시키는 행위로서의 글쓰기. 새벽이면 정안수를 떠놓고 기도하던 심경으로 그들은 영혼을 정화하고 자신을 만난다.


호모 롸이터, 동이 튼다, 글을 쓰자. 글쓰는 마음을 만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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