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은 없지만 확실한 예방법은 있다
2012년 칸 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아무르’는 사랑하는 아내가 갑작스런 질병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인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르(Amour)'는 프랑스어로 '사랑'이란 뜻이다.
음악교사 출신인 노부부는 은퇴 후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어느 날, 집에 도둑이 들듯이 아내의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아침 식사 도중 갑자기 아내의 의식이 마비되는 현상이 생긴 후 병원에서 경동맥 수술을 받지만, 술 후 합병증으로 뇌졸중이 생겨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된 몸으로 집에 돌아온다.
휠체어를 타야 했고, 화장실 이용과 목욕하는 일까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인이 되었다. 남편의 극진한 간호에도 아내의 병은 더 악화되면서 치매까지 오게 된다. 자식과 간병인의 존재도 이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에게 하나만 약속해 달라고 부탁한다. "다신 날 병원에 보내지 마. 다해주려고 하지 말고, 괜한 죄책감 가지지 말아, 그럼 서로 힘들어져.."
부부는 서로를 배려하나 고통스런 현실 속에 아내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치매는 심해져서 배변을 못 가릴 정도가 되었고, "엄마"를 찾고 "아파, 아파.." 신음 소리를 내며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으로 퇴행해갔다.
아내는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죽기를 각오하고 음식은 커녕 물조차 마시기를 거부했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남편은 아내의 고통스런 시간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것은 예술가로서, 교육자로서 품위있게 살았던 아내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배려였기에 슬픔의 농도는 더욱 짙었다.
먹먹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영화가 끝난 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치매다(1위 치매 43%, 2위 암 33%) [1]. 치매가 생기면 치료가 안되고,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을 주기에 암보다 치매를 더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한다.
치매 역학조사에 따르면 2025년 치매 환자 수는 97만명이며, 내년에는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치매환자가 된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치매 환자도 증가하기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눈앞에 다가온 커다란 먹구름이다 (아래 기사) [2]. 곧 우리 앞에는 치매 쓰나미(tsunami)가 몰려올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미국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가장 비싼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에 드는 비용은 이미 다른 모든 질병을 넘어섰다. 2018년 보고에 의하면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비용은 2,770억달러(374조원)로 추산되며, 두번째로 비싼 질병인 심장병과 세번째인 암의 비용은 각각 1,200억달러(162조원)와 570억달러(77조원)이다 [3].
한국도 마찬가지로, 경제적 부담은 가족의 큰 어려움 중 하나다.
간병인 고용시 한달에 약 3-4백만원 정도 지출되는데, 간병비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어 100% 본인 부담이다. 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있는 환자도 1인당 연간 비용이 약 2~3천만원으로 부담이 적지 않다. 간병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는 사람을 구제할 복지 체계도 현재 우리나라에선 미미한 상태라, 빠르게 늘어나는 치매 환자들로 인해 '간병 지옥'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치매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치매 환자 가족 10명 중 8명이 퇴사하거나 노동시간을 축소했다 [4].
국가에서 이런 사회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치매안심센터, 장기요양 재가서비스, 노인요양시설, 장기요양보험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이다.
영화 아무르의 부부에게 일어난 것처럼, '간병 살인'은 가족이 환자를 오랜 기간 돌보다가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결국 환자를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간병은 누군가 죽어야 끝이 나는 전쟁’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간병 살인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총 228건 발생했다. 2000년대에는 한 해 평균 5.6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대에는 한 해 평균 18.8건으로 급증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老老) 간병’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런 비극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5].
암울한 현실이다.
치매란 무엇인가?
치매는 한자로 '어리석을 치(癡)'에 '어리석을 매(呆)'자를 쓴다. 사전적으로 '바보나 멍청한 정신상태'라는 뜻이다. 영어로 dementia(치매)는 라틴어의 'dement'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말은 '마음에서 벗어난(out of mind)'이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demented(제정신이 아닌)라고 하면, '미쳤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정신과 환자 전부를 뭉뚱그려 dementia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뇌 자체에 병이 생겨 기억력이나 지능이 떨어지는 임상적 증후군에 대해서만 사용한다.
치매 환자는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모습을 보이지만, 대뇌의 어떤 부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매에는 몇가지 원인이 있다. 그중 신경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병이 약 70%, 중풍 후유증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약 25%, 그 외 파킨슨병 등 기타 원인 치매가 약 5%를 차지한다 [6].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라, 사람들은 치매라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은 1906년 독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가 처음으로 보고했다. 기억 상실, 언어 장애, 행동 이상이 빠르게 진행했던 한 50세 여성을 부검한 결과 육안 관찰시에 전반적인 뇌 위축 소견이 보였고(아래그림), 조직 검사에서는 신경반(neuritic plaque,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 타우 단백질)이 발견되었다. 이후 이러한 뇌병변을 보이는 질환은 알츠하이머병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7].
전통적으로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으로는 두가지 학설이 있었다. 아밀로이드(amyloid)라는 독성이 있는 작은 단백질이 뇌에 침착하여 뇌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아밀로이드 가설’과 뇌로 가는 혈액순환의 장애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안되어 뇌세포가 손상된다는 ‘혈액순환 가설’이다(아래그림) [8].
'아밀로이드 가설'은 1991년에 처음 나와서 연구가 시작되었다 [9]. 2006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 레스네(Lesné) 교수는 아밀로이드-베타라는 단백질 찌꺼기가 뇌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킨다고 증명한 놀라운 논문을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였고, 드디어 인류는 치매 치료에 희망을 갖게 되었다 [10]. 이젠 이 아밀로이드-베타를 없애는 물질만 만들어내면 치매는 극복 가능한 병이 된 것이다. (*이하 알츠하이머병은 AD, 아밀로이드-베타는 Aβ로 표기합니다.)
이후 ‘아밀로이드 가설’은 AD 학회의 주류 이론이 되었고, 미국 국립보건원과 제약회사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여 Aβ를 제거하는 약을 개발하여 왔지만, 지난 20년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21년 8월, 미국 밴더빌트 대학 슈레그(Schrag) 교수가 2006년 레스네 교수 논문은 조작되었다고 폭로하면서 주류 이론이던 ‘아밀로이드 가설’은 큰 타격을 받았다 [11]. 지금까지 제대로 된 치매 치료제가 나오지 못한 이유는 잘못된 가설 때문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12,13].
사실 그보다 불과 2달 전인 2021년 6월, 미국 식약처(FDA)가 바이오젠에서 개발한 백신의 일종인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치료제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이 Aβ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AD 치매에 사용하도록 승인하였고, 이 약은 역사상 처음으로 허가받은 치매약이 되었다 [14].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매우 많다 [15].
동일한 조건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2개 수행했는데, 하나는 효과가 전혀 없어 포기했지만, 나머지 하나에서 임상시험의 후반기에 고용량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들이 대조군에 비해 인지능력에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어느 정도 차이였을까? 인지 기능 평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임상치매점수(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R)를 사용하는데 0~18점까지 되어있고, 최소 1~2점의 차이가 날 때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나, 이 연구에서 불과 0.39점 향상되었다. 하지만 통계학적으로는 의미가 있었다 [16].
약물 투여와 상관없이 환자의 인지능력은 계속 나빠졌지만, 많은 제약회사들이 수십년의 노력과 막대한 돈을 투자한 후 처음으로 나온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결과였기에 바이오젠은 FDA에 약물 허가를 신청했다.
바이오젠은 치료 효과가 불분명한 이 약에 대해 정식 심사 과정을 피하고, 긴급 심사를 신청했다. FDA는 이 약이 Aβ를 제거하는 효과(혈액검사에서 바이오마커로 측정)로 보아, '유효성이 기대된다'고 보고, '질병 개선 효과'는 나중에 증명하도록 9년 뒤인 2030년까지 조건부 승인을 했다.
FDA의 결정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 실험실에서 Aβ를 제거할 수 있는 많은 약물들이 임상시험에서는 실패했듯이, Aβ를 제거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늦춘다는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치료 효과를 기대하나?
FDA는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약물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아두카누맙의 경우, 11명의 심사위원 중 10명이 이 약물은 효과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승인을 반대했다(1명은 기권). 그런데 놀랍게도, FDA는 이 약을 승인했다 [17].
왜 FDA는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 약을 승인했을까?
제약회사들이 막대한 돈을 투자했으나 계속 실패만 거듭하니 치매 약 개발을 포기할 수 있어, FDA가 제약회사들에게 계속 투자하도록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두카누맙처럼 Aβ를 제거하는 약물을 투여할 경우, 뇌에 부종이나 출혈이 생기는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 3명 중 1명(35%)에서 투약 4개월 내 이런 일이 생기는데,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 가벼운 증상을 겪기도 하지만, 일부는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고, 심지어 혼수상태에 빠질 만큼 악화되기도 한다 [18,19].
아두카누맙 승인은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치료 효과'가 아니라, '치료 가능성'에 근거하여 FDA가 약을 승인한 것이다. '바이오마커에 대한 효과'를 가지는 많은 약물들이 현재 개발 중이고, 이들도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도 '치료 가능성'만으로 신약 승인을 신청할 것이다. 이렇게 가능성만 가지고 신약을 허가할 경우 '코로나 백신'처럼 별 효과는 없으면서 많은 부작용으로 사람들이 죽거나, 합병증으로 심각한 고생을 할 수 있다. (*코로나 백신 문제점 상세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29 )
Aβ를 없애는 약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23년 6월에 제2호 치매약 레카네맙(lecanemab)이 승인되었고, 2024년 7월에 제3호 도나네맙(donanemab)이 승인되었다 [20].
새로 나온 약들은 기존약에 비해 얼마나 효과가 뛰어날까?
모두 18개월 동일한 기간 시험 후 아두카누맙은 치매점수(CDR-SR)에서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0.39점, 레카네맙은 0.45점, 도나네맙은 0.7점 차이가 났다 [21].
치매 점수는 최소 1-2점 이상 차이는 나야 의미가 있지만, 위 약들은 고작 0.5~0.7점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물론 통계학적 유의성은 있지만, 이 변화를 실제로 환자가 체감할 수 있을까?
세가지 약들은 모두 뇌 속의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작용을 하기에, 심각한 부작용인 'ARIA' 가 20-30%의 환자에서 나타난다(*아래 뇌 MRI 사진 설명 -> 74세 여성으로 레카네맙 투여 2달 후 '뇌부종'으로 인한 두통 및 정신착란 상태 발생, 투약 중단 함) [22].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아두카누맙은 연간 약 3천3백만원, 레카네맙은 약 3천7백만원, 도나네맙은 약 4천4백만원이 든다. 여기에 약물 투여 전 시행하는 1백만원이 넘는 아밀로이드 PET 영상과 약물 투여 후 부작용 확인 위해 주기적으로 뇌 MRI 촬영도 해야 한다 [23].
유의할 점은, 이 약들의 효과 검증은 AD '초기 환자'만을 대상으로 이뤄졌기에, 중등도나 심한 환자인 경우에는 투여할 근거도 없다. 또한 이 약들은 병의 진행을 약간 늦추는 정도일 뿐, 병 자체를 멈추거나 되돌리지는 못한다.
치매는 치료받지 않으면 확실히 나빠진다. 치료를 받아도 계속 나빠진다. 그래도 뇌에서 나쁜 단백질 찌꺼기를 제거한다면 혹시 나아질 가능성이 있진 않을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나 가족 입장에선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FDA가 승인을 했으니 효과있고 안전한 약물일거라 기대를 하지만, 사실은 별 효과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다.
석연찮은 이유로 치매약은 승인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Aiming at the wrong target(잘못된 목표를 조준하다)" 상황이라 생각된다. 왜냐면 Aβ를 제거함으로써 AD가 치료된다는 증거도 없고, 설상가상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논문마저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Aβ가 치매의 주범이라는 일명 ‘아밀로이드 이론’이 지고, 그간 차순위로 밀려나 있던 ‘타우(Tau)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4,25].
하지만 Aβ나 타우 단백질이나 둘 다 환원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건 동일하기에,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혹자는 치매 치료제를 기다리고 있던 환자와 가족에게 절망적인 소식이라고 안타까워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치매의 원인이 ‘아밀로이드’가 아니고 ‘혈액순환’ 문제라면 치매 환자에게는 오히려 희소식이다 [26,27,28,29]. 왜냐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30,31].
치매를 신경퇴행성질환으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혈관질환으로 분류하자는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32]. 치매는 근본적으로 혈액순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죽상동맥경화증'으로 뇌의 미세 혈관이 좁아져 산소 및 영양소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 만성 저산소증과 영양 실조로 뇌세포가 서서히 죽어간다 [33].
위 사진은 뇌 기저면의 동맥혈관을 부검한 사진이다. 정상인의 뇌동맥들은(A) 직경이 넓고 시원하게 뚫려있어 피가 잘 흐르게 되어있지만, 치매 환자의 뇌동맥들은(B)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침착으로 인한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직경이 좁아져있고, 심지어는 막히기 일보 직전이라 피가 제대로 흐를 수가 없다 [34].
뇌혈류가 감소하면 산소, 포도당, 영양소의 공급도 감소되어 신경세포 기능이 저하되고, 이 상태가 오래되면 신경세포가 죽어 서서히 치매가 생긴다.
혈관 건강이 바로 뇌 건강이다.
혈액 공급이 안되어 영양실조로 죽은 뇌세포를 살릴 방법은 없다. 그래서 상당히 진행된 치매의 치료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뇌세포가 죽지 않고 일부만 손상된 초기 치매의 경우는 다시 혈액 공급을 활발하게 만들어주면, 우리 몸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자연 치유력'이 있어 손상된 세포를 수리하여 다시 제기능을 하게끔 만들 수 있기에, 초기 치매인 경우는 증상이 호전되고 더 이상 나빠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다시 영화 '아무르'로 돌아가서, 안느가 식사하다가 갑자기 멍해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증상이 바로 중풍이 오기 전 일과성 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이라는 일시적인 뇌기능 장애(얼굴이나 팔 한쪽이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하게 나오는 등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사라짐)의 경우다. 이는 뇌로 가는 혈관이 혈전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막혀 발생하는 증상으로 심한 마비가 생기기 전에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35].
안느의 몸은 이때 이미 뇌로 가는 혈류 흐름이 나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죽상동맥경화증'이 상당히 심해졌다는 말이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하루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영양학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있었다면 우선 먹는 음식부터 바꾸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의사 포함) 그런 걸 모르기에 이런 신호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약을 좀 먹으면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다 진짜 중풍이 오거나 치매가 와서 비극을 맞게 된다.
'죽상동맥경화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지혈증'이다.
고지혈증은 죽상동맥경화증을 만들고, 전신 혈류를 방해하여 고혈압과 심장병을 유발하고, 뇌 혈류를 감소시켜 치매를 유발한다 [36,37,38]. 고지혈증은 AD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39,40].
원인 물질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하면 된다. (*고지혈증 치료 상세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33 )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있다. 동물 세포 구성에 콜레스테롤이 필수 성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기, 가공육, 치킨, 생선, 유제품, 계란 등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다. 동물성 식품에는 중성지방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41].
섭취를 늘려야 할 음식은 식물성 식품이다. 현미밥, 채소, 과일, 콩, 고구마, 감자 등 식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섬유질이 많아 몸속에 있던 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42]. 중성지방은 식물에도 들어있으나, 동물성 식품처럼 많이 들어있지 않고 적게 들어있다.
따라서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둘 다 올라가고, 식물성 식품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전혀 올라가지 않고 중성지방 수치만 적당히 올라가니 고지혈증이 치료된다.
고지혈증이 치료되면 고혈압과 심장병이 좋아지고, 치매 환자의 증상도 좋아진다.
뇌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은 기관이다. 뇌는 무게로 신체의 2%에 불과하지만 신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 (아래그림) [43].
음식이 곧 에너지라, 뇌는 우리가 먹는 음식에 특히 민감하다.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고 분해해서 만든 재료로 뇌 세포와 주위 구조물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치매 예방에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
11개국 치매 빈도와 음식섭취 패턴을 조사한 결과, 지방 섭취가 많을수록 치매 빈도는 증가했다. 지방섭취가 적은 중국이나 나이지리아에 비해 지방섭취가 많은 미국이나 캐나다의 치매 빈도는 가장 높았다 (아래도표) [44].
하버드 연구에 의하면 지방 중에서도 포화지방, 즉 동물성 지방 섭취는 노년기 인지기능이 저하되었고, 식물성 지방인 단일불포화지방(아보카도, 올리브오일 등)은 오히려 인지기능이 향상되었다 [45].
10개국 치매 발생 원인과 발병률을 조사한 연구에서, 치매 발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는 음식이었다. 고기 섭취는 치매의 위험을 가장 많이 증가시켰고, 계란과 유제품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과일, 채소, 곡물을 많이 섭취하면 치매 위험이 감소했다 [46].
최근(2023년)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된 광범위한 연구에 의하면,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고기였고, 고기 섭취량과 치매 발병은 정비례하여 증가했다(아래그래프) [47].
서구식 식단(Western diet)은 고기와 가공육, 가공식품(패스트푸드), 첨가당,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의 섭취가 많고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의 섭취가 적은 식단으로 칼로리의 70%를 동물성 식품, 기름 및 지방, 감미료(sweetener)에서 얻는다 [48].
이렇게 고기와 가공육 및 단순당을 많이 먹는 서구식 식단(Western diet)은 AD 위험을 증가시키는 식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래 그림)[49].
서구식 식단은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
비만율과 치매로 인한 사망률은 정비례하여 증가한다 (아래그래프).
중년기에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의 3가지 요인을 가진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각각 2배 증가된다. 만약 3가지 요인을 다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6배 더 높아진다 [50].
그 외 치매와 관련있는 요인으로는 염증, 인슐린 저항성,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 최종 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AGE), 내독소(endotoxin), TMAO(Trimethylamine N-oxide), 장내 미생물 불균형(microbiota dysbiosis) 등이 있는데, 이들 또한 서구식 식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중해식(Mediterranean) 식단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51].
미국 시카고 러시(Rush) 대학의 모리스(Morris) 박사팀은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치료를 위한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의 장점을 결합하여 치매, 특히 AD 예방을 목적으로 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라는 식단을 개발하여 2015년 발표했다. 고기와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고, 베리류의 과일과 푸른잎 채소 섭취를 강조하는 이 식단을 엄격하게 따르면 치매 발생률이 최대 53% 감소, 느슨하게 따르더라도 약 35% 감소하였고,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7.5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52].
참고로 각 식단의 구성 요소는 아래 도표와 같다.
서구식 식단은 AD 발병 위험이 가장 높았고,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을 권장하는 지중해식 식단, DASH, MIND 식단은 서구식 식단에 비해 AD 위험을 약 50% 감소시켰다. (*아래 도표 -> 서구식 식단의 치매 위험도를 100으로 봤을 때 다른 식단의 치매 위험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대학(Loma Linda University)은 치매와 관련된 연구, 특히 식이와 생활습관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대학 '뇌 건강 및 알츠하이머 예방 프로그램'의 공동 책임자며 신경과 전문의인 딘 세르자이(Dean Sherzai)와 아예샤 세르자이(Ayesha Sherzai) 박사는 AD를 예방하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인 '알츠하이머 솔루션' 을 2017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인구의 90%는 AD에 걸리는 것을 피할 수 있고, 치매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10%의 경우에도 증상 발현을 10~15년 지연시킬 수 있다.
치매를 예방하는 5가지 방법(Nutrition, Exercise, Unwind, Restorative Sleep, Optimizing mental and social activity)의 첫 글자를 따서 'NEURO'라는 예방법을 간단히 소개한다 [53].
1. Nutrition (영양) :
치매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하루 3번 섭취하는 음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치매 위험을 약 50%로 줄이는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 과일, 콩, 견과류 및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육류나 유제품의 섭취는 제한한다.
흔히들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가 건강에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으나, 흰 고기(생선, 닭고기)는 건강에 좋거나 혹은 무해하다고 알고 있다. 어떤이들은 지중해식 식단에서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메가-3에 대한 상세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39 )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의하면, 지중해식 식단 중 생선은 치매 예방에 별 도움이 안되었다(*아래도표 설명 -> p-값이 0.05보다 작으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다" 또는"두 집단 간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지만, 생선의 경우 p-값이 1에 가까이 나오므로 생선을 많이 먹으나, 적게 먹으나 치매 예방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54].
로마린다 대학에서 3,200명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대상으로 동물성 식품 섭취와 치매 발병 빈도를 조사한 결과, 붉은 고기뿐만 아니라 흰 고기(생선, 닭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도 채식인에 비해 약 3배 치매 발생률이 높았다 [55].
미국에서 가장 큰 복합의료재단인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에서 9천8백명을 대상으로 30년에 걸쳐 '콜레스테롤'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mg/dl 이하인 군에 비해 240mg/dl 이상인 군은 치매가 57% 더 발생했고, 200~239mg/dl 로 그리 높지 않은 군에서도 23% 더 발생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원한다면, 중년기 '콜레스테롤'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권고했다 [56].
지중해식 식단, DASH, MIND 식단은 식물식을 위주로 하고는 있지만, 고기와 생선 섭취를 허용하니 완전한 채식은 아니다. 고기뿐만 아니라 생선도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기에 세르자이 박사는 완전 채식인 'Whole-food Plant-based diet(무가공 완전 식물식)'을 권했다.
제한해야 할 것은 모든 동물성 식품(생선 포함), 가공식품, 설탕, 지방(특히 포화지방), 소금이다.
권장해야 할 것은 모든 종류의 채소와 콩 그리고 과일(특히 베리류 e.g. 블루베리) 섭취 증가다. 이 모든 것들은 최적의 뇌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항산화제의 중요한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유명 저널 '란셋'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치매의 위험성이 높은 126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2년간 인지기능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 일반 식사에 비해 채식을 한 사람의 인지 기능이 25% 더 높게 나와 채식은 치매 예방 효과가 있었다 [57].
미국 러시(Rush) 대학에서 평균 80세의 960명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채식인은 잡식인에 비해 뇌의 인지 기능 저하가 서서히 일어나 약 11년 더 젊었다고 한다 [58].
치매는 노화과정에서 누구에게나 오는 병이 아니다.
치매 예방의 첫걸음은 채식이다.
2. Exercise (운동) :
건강은 기본적으로 올바른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diet & exercise)이 기본이다. 치매 예방 및 치료법에도 이 원칙은 다르지 않다.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소모되는 산소의 20%와 포도당의 25%를 차지하는 대사율이 높은 기관이므로 혈류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노화 또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뇌 혈류가 감소하면 뇌 세포의 대사 능력 역시 감소된다. 뇌는 세포 대사를 위해 산소와 포도당에 대한 수요가 항상 존재하지만, 뇌 혈류가 감소하면 저산소증과 저혈당으로 인한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로 에너지(ATP) 생성이 안되어 신경세포는 서서히 기능이 저하되고, 종국에는 말라 죽어간다. 운동은 우리 몸 전체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그에 따라 뇌 혈류도 증가시키니 뇌세포 기능 유지에 매우 효과적이다 [59].
초기 AD를 앓고 있는 노인 76명(평균 연령 73세)을 대상으로 주당 150분 유산소 운동을 6개월 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인지 기능 향상이 있었다. 운동으로 인한 심폐기능 강화는 기억력 향상 및 해마 위축 감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60].
중년 이후 나이가 들면 근육이 감소하듯이, 뇌도 조금씩 크기가 줄어든다. 특히 기억과 학습의 핵심기관인 해마(Hippocampus, 해마는 뇌의 측두엽 깊숙한 곳에 있는 구조물로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으며, 해마의 위축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도 매년 1~2%씩 줄어들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61].
미국 피츠버그 대학 에릭슨(Erickson) 교수팀은 성인 후기에 해마가 수축하여 기억력 저하와 치매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데, 운동은 해마 수축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마 크기를 증가시킨다고 보고했다. 치매가 없는 120명의 노인(평균나이 약 66세)을 유산소 운동 그룹(60명) 또는 스트레칭 대조군(60명)에 무작위로 배정했다. 연구 시작 전, 6개월 후, 1년 후 뇌 MRI 사진을 찍었다. 유산소 운동 그룹은 1년 동안 해마의 부피가 2% 증가한 반면, 스트레칭 대조군은 1.4% 감소했다. 유산소 운동이 뇌 혈류량을 증가시켜 해마 부피 감소를 역전시킨 것이다 (아래 도표) [62].
운동과 인지기능에 관한 연구 논문 15개(대상인원; 65세 이상 3만3천명, 추적기간 최대 12년)를 메타분석한 결과, 높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수행한 사람은 앉아서 주로 생활하는 사람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38% 낮았으며, 중간 수준의 신체 활동인 경우에도 35% 낮았다. 신체 활동이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이유로는 첫째,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고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 위험 요인을 개선하여 심혈관 및 뇌혈관 혈류를 보호함으로써 뇌 세포 건강에 도움을 준다. 둘째,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코티솔 수치를 감소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여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63].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노인의 치매 위험이 높아지니, 가능한 많이 움직이도록 권해야 한다 [64].
운동은 치매 위험을 줄이는데, 특히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고 초기 치매 환자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 [65].
가능한 활동적인 생활습관과 함께,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예: 빠르게 걷기, 수영, 자전거 등)과 근력 운동(주 2회 이상)을 병행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지침이다. (*운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28 )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2022년 미국의학협회 학술지(JAMA Neurology)에 발표된 연구(40~79세, 7만8천명, 7년 추시)에 의하면 걷기는 치매 위험을 낮춰준다. 하루 3800보에서 9800보를 걸으면 치매 위험을 약 25~50% 줄인다. 하루 3800보를 걸으면 별로 걷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25% 감소했고, 하루 9800보를 걸으면 50%까지 감소했다 [66].
놀랍지 않은가?
치매 예방에 이 정도 효과가 있는 약은 아직 세상에 없다.
걷기는 각종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매 예방 효과까지 탁월해, 현재 나와있는 어떠한 약이나 주사보다도 강력한 '마법의 약(magic pill)'이란 평가를 받는다 [67].
‘아파서 못 걷는 게 아니라, 걷지 않아서 아프다’란 말도 있다.
건강을 위해 오늘부터 하루 30분 걷기(약 3-4천보)를 실천해 보자.
"걷기는 가장 훌륭한 약이다"(Walking is man's best medicine). - 히포크라테스 -
3. Unwind (스트레스 관리) :
스트레스는 뇌뿐만 아니라 내분비계, 자율신경계, 면역계를 통해 온몸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뇌 기능을 저하시키고 갑상선,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의 부조화를 야기하고, 이로 인해 코티솔과 아드레날린 수치가 더욱 증가하여 뇌 건강에 해롭다. 지속적인 과도한 스트레스는 뇌 세포에 손상을 주어 해마 및 대뇌 피질 부피가 감소할 수도 있다 [68,69].
한 연구에 의하면 장기간에 걸친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코티솔 과다 분비는 기억력 감퇴와 함께 해마 부피를 14% 줄였다 [70].
2001년 911 테러가 있었던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근처에 사는 성인에게서 3년이 넘은 후에도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한 해마 및 전두엽 피질의 부피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테러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그 정도는 더 심했다 [71].
그에 반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명상'은 노화에 따른 뇌 퇴화를 줄이고 인지 기능을 개선했다. 명상의 효과는 주의력 향상, 기억력 향상, 공간 능력 향상과 관련이 있었다 [72].
하버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명상을 한 군과 명상을 하지 않은 대조군의 뇌 MRI를 촬영한 결과, 주의력, 내부인지력(interoception), 감각 처리와 관련된 뇌 피질 영역이 명상군에서 더 두꺼웠다. 두 집단 간 차이는 고령 참가자에서 가장 두드러졌는데, 이는 장기간의 규칙적인 명상이 노화에 따른 뇌 피질 퇴행을 상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73].
UCLA 대학 연구에 의하면 50명의 장기 명상자의 뇌 MRI 촬영 결과, 기억력과 인지 기능 및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핵심 기관인 해마의 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커져 있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명상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의미한다 [74].
스트레스 관리는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4. Restorative Sleep (수면 회복) :
뇌는 우리 몸의 최고 통제 기관이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적절한 주기마다 쉬면서 재충전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균형을 잃고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수면은 뇌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로 2가지 중요한 기능이 있다. 첫째, 새로 습득한 지식을 오래 기억하려면 ‘기억 안정화’를 거쳐야 한다. 이는 뇌의 해마에서 형성된 기억이 대뇌피질 등에 안정적인 장기 기억으로 전환/보관되는 과정인데 주로 수면 중에 일어난다. 둘째, 하루 종일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등의 노폐물을 뇌의 하수구인 글림프시스템(glymphatic system)을 통해 제거하여 해독한다 [75].
생체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생명체는 24시간을 주기로 신체 기능이 규칙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수면과 각성의 주기이다. 사람들은 대략 24시간을 주기로 잠자리에 들고 깨어나는 것을 반복하며, 외부 환경의 변화(주로 빛)에 맞춰 호르몬 분비(멜라토닌, 코티솔)로 조절한다 (아래그림) [76].
생체 일주기 리듬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에는 생리적(체온, 호르몬 분비, 대사 등), 심리적(인지기능, 기억력 등) 기능들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리듬이 끊어지면 수면 장애, 만성 질환, 우울증, 인지 기능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프랑스에서 시행된 VISAT(Vigilance, Shiftwork, Age and Task) 연구는 근로자 3천2백명을 10년 동안 추적하여 교대근무가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장기간의 야간 교대근무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인한 기억력 및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었으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영향이 더 뚜렷해졌다 [77].
수면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질병 중에 수면 무호흡증(sleep apnea)이란 병이 있다. 수면 중 호흡이 멈추거나 호흡이 감소해 자주 깨며, 코골이와 무호흡증과 번갈아 가며 반복되기 때문에 좀처럼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게 특징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낮에 너무 졸리거나 인지장애, 기억상실, 직업 수행 능력 감소, 우울증 등이 생겨 삶의 질이 저하될 뿐 아니라, 무호흡 증상에 의한 저산소증과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성이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심혈관계를 망가뜨리기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한국에서 19세 이상 성인 2천7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5.8%(남 19.8%, 여 11.9%)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왔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비만으로,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 무호흡증 위험이 10.75배나 더 높았다 [78].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수면 무호흡증과 인지기능저하 관련 논문 7개(대상인원 1만3천명)를 메타분석한 결과, 수면 무호흡증은 AD 위험을 70% 더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79].
불면증, 코골이 등으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이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수면제'에 의존하는 건 문제을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80].
프랑스 파리대학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공동연구팀이 성인 약 8천명을 대상으로 2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는 빈도가 높은 50~60대 성인은, 7시간 정상 수면을 유지하는 사람들보다 치매 발생률이 30% 더 높았다(아래 그래프) [81].
수면 부족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 하루 7-8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일주기 리듬에 따른 규칙적인 수면 시간, 편안한 수면 환경, 카페인 섭취 줄이기, 적절한 운동 등 수면의 질을 높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5. Optimize Mental and Social Activity (뇌 자극 활동) :
1986년 미국 켄터키 대학의 데이비드 스노든(David Snowdon) 박사 팀은 치매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녀연구(The nun study)'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687명 수녀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모든 의학 기록을 제공하고 사후 뇌 부검에 동의한다 [82].
연구가 진행되면서 101세까지 생존하였던 '메리' 수녀의 뇌는 많은 연구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녀는 생의 마지막 해에도 책을 놓지 않았으며, 봉사활동을 계속하였고, 다양한 모임을 주최하면서 후배수녀들을 적극 도왔으며 사망직전까지 아주 또렷한 정신상태를 보였지만, 실제 부검을 해보니 그녀의 뇌는 가장 심각한 치매환자의 뇌와 다를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AD 병리소견인 노인판(senile plaque)과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이 다량으로 발견되었다. 이 일은 치매와 노화에 대한 현대 의학의 관점을 바꿔 놓았고, 2001년 Time지에 표지 커버로 까지 나와 세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래 타임지).
메리 수녀님처럼 뇌 부검 상 AD 병리 소견은 있지만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가진 분들이 수녀연구에서 12%를 차지했다 [83].
2021년 연구에 의하면 인지기능이 정상이나 PET-CT(양전자단층촬영)에서 아밀로이드 양성인 유병률은 60세 17%, 70세 24%, 80세 33%, 90세 43%로 나이에 비례해서 증가하였다 [84].
이렇게 사망 직전까지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뇌 부검에서 상당히 많은 아밀로이드 병변이 나오는, 이런 예상치 못한 발견들로 인해 기존의 '아밀로이드 가설'은 기각할 때가 왔다는 주장이 더 힘이 실리게 되었다 [85]. 다른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무증상 알츠하이머병(ASYMAD)'이라 칭한 후 뇌에서 발견된 아밀로이드는 병리 단서를 의미하지만, 반드시 인지 손상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인지예비용량(cognitive reserve)이란 개념을 만들었다 [86].
쉽게 말하자면, '뇌의 맷집'이라 보면 된다. 인지예비용량이 작은 사람은 뇌 조직의 노화가 그대로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인지예비용량이 큰 사람은 뇌 노화가 진행되더라도 일정기간 기억력과 사고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인지예비용량이 높은 사람들은 사후 뇌 연구에서 뇌 피질의 회백질층이 더 두꺼웠고, 뇌 세포 수도 더 많았다 [87].
인지예비용량을 키우기 위해선 높은 교육, 직업적 성취, 악기 배우기, 외국어 말하기, 독서, 규칙적인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88].
뇌 과학 연구 중 가장 위대한 발견의 하나로, 뇌가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에 따라 기존의 신경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그 형태를 바꾸어 나가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 뇌는 성인이 되면 더 이상 변하지 않고 고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인간의 뇌는 새로운 학습과 경험에 의해 일생동안 끊임없이 변화하고 주변 환경 및 상황에 적응해 간다는 것이다 [89].
근육과 마찬가지로 뇌신경도 쓰지 않으면 퇴화하고, 쓰면 발달하는 "Use it or lose it" 원칙에 따른다 [90].
영국 런던의 택시기사 면허시험은 가혹하다. 시험 준비에 평균 3-4년이 걸리고, 최종 합격까지 평균 8000시간의 연습량이 필요하며, 합격률은 매우 낮다. 대신 합격 후에는 연평균 약 1억원의 수입이 가능하다. 런던 택시기사는 네비게이션(navigation)을 사용할 수 없다. 1800년대부터 유지해 온 런던 택시의 전통 때문이다. 기사들은 2만5000개의 길거리와 2만개 건물을 모두 암기해야 한다. 도로 이름뿐 아니라 교통 흐름, 일방통행, 우회로, 빠른 루트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면허시험이라 불린다 [91].
런던대 과학자들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런던 택시기사와 매일 지정된 경로를 반복해서 운전하는 버스기사의 두뇌에 차이가 있을까? 없을까? 택시 필기시험을 통과한 연습생부터 수십 년 경력자들까지 뇌 MRI를 찍었고, 버스기사의 뇌 MRI도 찍었다. 두 군간에 연령이나 학력, 운전 경험, 지능 면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92].
결과는 놀라웠다. 인간 두뇌에서 공간 기억력을 담당하는 곳은 후위해마(posterior hippocampus)다. 택시기사의 후위해마는 버스기사에 비해 훨씬 더 발달해 있었다. 운전경력이 오래된 택시기사일수록 더 컸다 (아래 뇌 MRI 참고사진) [93].
뇌도 근육처럼 계속 쓰는 부위는 발달하고 안 쓰면 쪼그라들었다. 이 연구는 신경가소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연구이며, 인지예비용량 개념과도 연결된다.
일상적인 인지 경험과 활동이 줄어들면, 인지 기능 과정에 퇴화가 올 수 있다. 반면, 뇌 활동을 자극하면 신경 연결성(neuronal connectivity)이 증가되어 인지 기능 저하를 막을뿐만 아니라 뇌의 크기와 인지 능력도 커진다 [94,95].
직업도 영향을 미친다. 복잡한 일을 수행해야 하는 직업일수록 인지기능이 더 잘 보호되고, AD 가능성에서 멀어진다 [96].
인지 기능 최적화는 외국어 학습, 악기 연주, 독서, 퍼즐, 프로젝트 주도와 같이 뇌의 여러 인지 영역을 포함하는 복잡한 작업에 참여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된다. 특히 작업의 복잡성은 인지예비용량을 구축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도전적인 활동일수록 뇌에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작동한다.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주는 다양한 활동으로 일상생활에 계속 변화를 주면, 고령에도 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뇌는 도전을 원한다.
그 외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두가지 요소로 담배와 술이 있다.
저명한 로테르담 연구는 지역사회 기반 전향적 코호트 연구다. Lancet에 보고된 흡연과 치매 발생률 관계 조사에서 흡연은 치매의 위험도를 2배 증가시켰다 [97].
담배는 그야말로 백해무익이다. 끊어야 한다.
술은 조금 복잡하다.
술과 인지장애 및 치매 발생에 대한 17개의 연구(대상인원 1만3천명)를 메타분석한 하버드 발표에 의하면, 소량(하루 알코올 30g 이하,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 2잔 이하)의 술은 인지 기능에 약간의 보호 효과가 있었고(RR:0.97), 하루 1잔은 치매 발병에 약간의 보호 효과가 있었다(RR:0.92). 반면, 하루 2잔 이상은 인지기능 장애를 7% 높였고, 치매 위험을 23% 높였다 (아래 그래프) [98].
치매를 걱정한다면 하루 1-2잔 이상은 안 마시는 게 좋다.
첫째, 치매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병'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예방은 가능하다.
물론, 인지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말기 AD인 경우에는 신경세포 자체가 비가역적으로 손상되었기에 치료할 수 없지만, 신경세포가 아직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초기 AD인 경우는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아직 AD가 오지 않은 분들은 AD 발병 위험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AD를 예방할 수 있다 (아래 도표) [99].
미국 보스톤 대학에서 치매가 없는 중년(평균 나이 54세) 1,352명을 대상으로 뇌 MRI 및 인지 기능 검사를 주기적으로 한 결과, 혈액순환이 저해되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 등을 가진 사람은 10년 후 혈관성 뇌 손상, 대뇌 및 해마 위축 진행 속도 증가, 실행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결국 AD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다. 따라서 저자들은 "중년 나이에 흔한 만성질환을 고치는 게 치매를 예방하는 첫걸음"이라 했다 [100].
치매는 노화에 따른 필연적인 병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90-100세가 넘어도 또렷한 정신으로 아침 신문을 읽고 계신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예외가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이 만든 당연한 결과다 [101].
두번째, 아밀로이드 등 특정 단백질이 AD를 일으킨다는 잘못된 믿음이다.
뇌는 정말 복잡한 조직이다. 뇌세포에는 신호를 전달해주는 기능을 하는 860억 개의 신경세포(neuron)와 이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1조 개의 아교세포(glial cell)가 있고, 각 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망이 1천조 개나 된다 [102].
너무나 복잡한 조직이라 인간의 능력으로 그 기능을 다 알 수가 없고, 극히 일부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런 복잡한 조직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AD의 원인이 단지 2-3개의 단백질 때문이라는 주장은 사물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환원주의적(reductionism) 발상으로 오류가 없을 수 없다.(*참고로 환원주의란 전체를 잘게 쪼개 각 부분의 성질을 알면 전체를 알 수 있다고 믿는 패러다임으로, 너무 부분에 치중하기에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결점이 있다. 상세 설명 -> https://brunch.co.kr/@mhsong21/39 )
아밀로이드는 지난 20-30년간 AD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5만편이 넘는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AD 치료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Aβ나 타우단백질 같은 물질이 AD와 관련은 있지만, 그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그러기에 Aβ를 제거하는 약들을 만들어내도 AD를 치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뇌로 가는 미세혈류 순환 장애로 인한 혈액 공급 부족으로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AD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퇴적물이 Aβ나 타우단백질이다 (아래 그림) [103,104].
노인성 치매의 원인 질환인 AD를 연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뚜렷한 증상 없이 수십 년 잠복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100% 확실한 진단은 사후 뇌 조직 검사를 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환자의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신경섬유다발 소견이 동시에 나타나면 AD가 왔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이런 소견이 나타나도 치매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인지 기능이 정상인 80-90세 이상 노인분들을 사망 후 뇌 부검한 결과 약 30-40% 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아밀로이드가 발견된다. 어떤 이는 아밀로이드가 AD를 일으키고, 또 어떤 이는 AD를 일으키지 않는지의 이유는 불분명하다. 아밀로이드는 AD의 원인이라기 보단 노화의 결과에 가깝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105,106].
따라서 AD 치료의 방향을 Aβ나 타우단백질 제거가 아닌, 병의 원인 치료인 혈류 순환 회복에 두어야 한다 [107].
약은 치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세번째, 유전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 운명론이다.
AD 발병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유전자로 '아포지단백 E(apolipoprotein E, ApoE)'라는 유전자형이 있다 [108].
ApoE는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세가지 형태(ApoE2, ApoE3, ApoE4)가 있는데, 이 중 ApoE4는 뇌에 콜레스테롤을 공급하는 주요 운반체로 AD 발병 위험을 높인다. 이 유전자를 한쪽 부모에게 물려받은 경우, AD 발병 위험이 4배 증가하고, 양쪽 부모로부터 다 받은 경우는 AD 위험이 8-12배 증가한다 [109].
미국 백인의 경우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빈도는 약 15% 정도다 [110].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인은 ApoE4 유전자 빈도가 약 20-40%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인다 [111,112,113].
하지만 실제로 치매가 일어나는 유병률(prevalence, 어떤 시점에 인구 집단에서 해당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미국 백인 11%인데 비해 나이지리아인은 5% 로 두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114,115].
치매의 위험 유전자는 나이지리아인이 두배나 더 많이 가지고 있지만, 실제 치매가 일어나는 비율은 미국 백인이 두배 더 많이 발생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나이지리아 패러독스(Nigerian Paradox)'라 한다 [116,117].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인간의 운명을 100% 결정하는 게 아니고, 후천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주목을 받고 있다 [118].
유전자와 DNA서열이 인간의 성장과 발달 및 노화 과정의 유일한 원동력이라면 일란성 쌍둥이는 본질적으로 같은 질병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함께 양육되었지만 성인이 되어 따로 사는 일란성 쌍둥이들의 질병을 조사한 결과, 실제 가진 병은 유전자보다 환경적 영향이 더 크게 작동했다. 일란성 쌍둥이라도 생활습관에 따라 비만등 대사질환 빈도에서 큰 차이가 났다 [119].
쉽게 말하자면, 유전자는 총 안에 장전된 총알이라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하는 것은 생활습관이다. 따라서 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면 유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치매는 선천적, 후천적, 환경적 요인이 얽혀있는 매우 복잡한 질환이다. 물론 부모가 치매인 경우 확률이 조금 더 올라가겠지만, 유전자가 제일 중요한 건 아니다. 치매 유전자가 있어도 이 유전자가 작용하게 만드는 건 후천적 요인인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달려있다.
나이지리아인의 ApoE4 유전자 보유율은 미국 백인보다 훨씬 더 높은데도 AD 발병률은 나이지리아인이 훨씬 낮은 이유는, 치매 유전자인 ApoE4는 뇌에 콜레스테롤을 공급하는 주요 운반체인데, 전통적으로 나이지리아인들은 동물성 지방 섭취가 적고 통곡물과 채소를 주로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미국인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낮기에 유전자 발현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120].
또한 나이지리아인들은 신체 활동량이 많은 생활(농업, 야외 활동 중심)을 하기에 상대적으로 신체활동이 적은 미국인에 비해 AD 위험이 낮다 [121].
'나이지리아 패러독스'는 AD 발병이 유전자 하나만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강력한 근거다.
핀란드에서 65-79세 인구 1449명을 대상으로 평균 약 21년간 장기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치매 유전자인 ApoE4를 가진 분은 그렇지 않은 분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2.1배 증가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분은 2.8배 더 증가했고, 고혈압이 있는 분은 2.6배 더 증가하여, 유전자보다 식습관 생활습관이 치매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저자들은 "바꿀 수 없는 유전자에 신경 쓰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고지혈증, 고혈압 치료에 신경을 쓰라"고 권고했다 [122].
내가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냐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 유전자가 발현되는 정도는 나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자신의 의지가 유전자보다 더 중요하다.
내 삶의 주체는 유전자가 아닌 나 자신이다. 유전자만으로 운명이 결정되진 않는다.
당신 뇌의 미래는 당신 손에 달려 있다.
치매는 일단 시작하면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2024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딘 오니쉬(Dean Ornish) 교수팀이 하버드 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조기 치매 환자 51명을 두 군으로 나누어 한 군은 완전채식(whole food, plant-based diet)과 하루 30분 걷기 등 운동하는 생활습관군(26명)으로, 다른 군은 특별한 지도없이 하던대로 생활하는 대조군(25명)으로 나누었다. 20주간 실험 결과, 대조군은 인지 기능이 더 나빠지고 전체 치매 점수가 점점 더 높아졌지만, 생활습관군은 인지 기능이 더 좋아지고 전체 치매 점수가 점점 더 낮아졌다(*아래 도표 설명 -> 좌측은 대조군, 우측은 생활습관군으로 임상치매등급(Clinical dementia rating-global, CDR-Global) 점수에서 현저한 차이(p=0.037)를 보였다.) [123].
생활습관군의 71%에서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호전되었고, 대조군에서는 단 한명도 호전되지 않았고 68%는 더 나빠졌다. AD 환자의 바이오마크인 혈중 Aβ42/40 수치도 생활습관군이 최신 치매약 레카내맙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이 놀라운 결과는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CNN의 산제이 굽타(Sanjay Gupta) 박사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The Last Alzheimer's Patient'를 제작하기도 했다 (아래 CNN 홈피) [124].
어떻게 값비싼 약보다, 별로 돈도 들지 않는 생활습관 교정 효과가 더 좋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치매는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만성 염증, 스트레스, 아밀로이드, 인슐린 저항성, 최종 당화산물,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 매우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약은 이중 1-2가지 요인만을 타겟으로 교정하는데 반해, 생활습관 교정은 치매 요인 전부를 타겟으로 교정하기에 당연히 약보다 효과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치매는 약이 아니라, 철저한 식습관 및 생활습관 교정으로 좋아진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병이 아니다.
최소 20-3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병이다. 따라서 치매 예방은 중년시절부터 시작해야 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혈액순환이 잘 되게 만들어 주면 된다.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대사질환(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없애는 생활습관이 치매를 예방한다 [125].
특히 식습관이 제일 중요하다. 육식 위주의 식단은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어 뇌세포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기에 치매를 유발한다. 채식 위주의 식단은 혈관을 넓어지게 만들기에 치매를 예방한다.
왜 그럴까? 이유는 명확하다. 육식은 인간의 몸에 맞지않는 잘못된 연료고, 채식은 인류의 기원인 6백만년 전부터 인간의 몸에 가장 최적화된 연료이기 때문이다. (*상세 설명 -> 인간은 잡식동물인가? Part 2. 인류학적 고찰 ) 우리 몸은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자연 치유력'은 올바른 연료를 사용할 때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한다. 채식이 치매를 포함한 각종 만성질환(대사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 '아무르'로 돌아가서, 피아노 연주를 즐기며 우아한 노후를 보내고 있던 안느는..
치매로 인해 극한 상황에 몰려 결국 생을 마감한다.
남편은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요양병원에 보내질 않고 집에서 끝까지 병간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두사람 모두의 비극으로 끝났다.
요즘 사람들은 치매 노인들을 요양병원에 보내는 걸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서 겪는 환자의 고통에 대해선 다들 눈을 감는다. 현대판 '고려장'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아래 기사) [126].
비극을 막아야 한다.
치매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파괴한다. 이런 끔찍한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 본인뿐이다.
사람들은 오늘도 뇌에 좋은 영양제를 찾아 각종 매체를 통해 구입해 먹으면서, 치매 예방을 위해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일상으로 먹는 '음식'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거니와, 사실을 알려줘도 설마 약도 아닌 '음식'이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잘 믿지 않는다. 수많은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진실은 자명하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안 먹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건강한 뇌를 위한 바른 선택이자, 치매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려면, 의사와 약에 의존하면 안된다.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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