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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와 랄라 Sep 07. 2020

내일 행복할 나에게

오늘의 집착을 조금 덜어볼까

작가 『김랄라』


후회하다

변할  있는  번째 신호. (랄라는 Should have p.p 후회를 많이 함.)


과거, 현재, 미래 중 하나를 고르자면 바로 현재를 택하겠다. “지금 10억 받을래 아니면 과거로 돌아갈래?”라는 질문에 고민 없이 당장 10억을 받겠다고 할 사람. 과거에 썼던 일기를 잘 들여다보지 않고 내일 아플 걸 알면서도 오늘 무리하게 운동하는, 현재집착형 인간이 바로 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오늘’에 집착이 강하다. 쉬는 날에도 아침 7시에 알람을 맞춰 일어나고 빨래하는 시간과 씻는 시간까지 정해져 있는 하루치 계획을 이행하려 애쓴다. 때때로 계획이 어긋나거나 지키지 못하면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온다. 참 피곤하게 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오늘 만족하지 못하면 내일 후회할 게 뻔한데. 나는 후회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싫은 사람이다.


오늘(2020.09.05. 토) 할 것

-새벽 6:30분 기상

-아침 등산

-빨래 돌리기

-영어 공부

-명랑 감자핫도그 먹기

-어제 다 못 쓴 브런치 글쓰기

-자기소개서 수정

-비밀의 숲2 시청


이런 나의 행동들을 편하게 현재집착병이라고 칭하겠다.

나는 현재집착병의 원인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의 나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병장수하는 건강한 몸을 갖고 싶고 지금보다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하루하루 행복까지 챙겨 살았으면 좋겠다. 부지런하다기보다는 욕심이 많다는 말이 맞다. 그 표현이 나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성인이 된 후 현재집착병은 두 번의 가벼운 사건으로 인해 더욱 심해진다. 하나는, 옛날에 썼던 일기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을 때다. 일기장 속에는 후회와 회한이 가득했다. 아니 그것밖에 없었다. 아, 이러지 말걸… 저러지 말걸… 더 잘할걸… 하지 않을걸… 그 일기를 보다가 또 후회를 했다. 그냥 만족하면 됐잖아! 하지만 난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혈기왕성한 20대였다. 타고난 체력을 믿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보자는 다짐을 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취직을 했고 몇 달간 몸 바쳐 일하니 그토록 자부하던 체력이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몸을 챙겨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오늘 할 운동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는 다짐을 추가했다.


그렇게 오늘에 매달리는 지금의 내가 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미친 듯이 자책하는, 하지만 항상 그렇게 살 수 없어 또 후회하는 지금의 내가.

가끔 생각한다. 내가 이토록 현재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 싫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기 싫어서가 아닐까 하고. 하나에 지독하게 집착하면 균형은 깨지기 마련이다. 무엇이 됐든 지금 행복해야 어제와 내일의 내가 행복할 수 있다. 오늘에 집착하는 나는 과연 지금 충분히 행복할까.


모두가_원하는_삶.jpg(사진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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