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연히 한 영상을 보았다. 영상의 주인공은 발가락 골절이라는 작은 부상을 입고, 그로 인해 겪은 일상을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고통은 단순한 신체적 불편에 그치지 않았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발가락의 상태에 제약을 받았고, 그 작은 부상은 그의 몸 전체를, 나아가 하루하루의 일상을 완전히 재구성하고 있었다. 앉는 동작, 일어서는 자세, 심지어 걷기 전에도 발가락을 의식해야 했다. 나는 그 영상 속에서 그의 고통과 좌절을 보며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단지 발가락 하나가 다쳤을 뿐인데, 왜 그의 삶 전체가 흔들릴까?
그 장면을 보며 문득 몇 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겨울날의 거리에서 나는 머플러를 두른 한 여인을 보았다. 그녀의 뒷모습은 내게 아무 연관도 없었다. 하지만 그날 나는 첫사랑을 떠올렸다. 내 어린 시절 수학 선생님이었다. 그녀와 머플러를 두른 여인은 닮은 점이 없었다. 얼굴도, 몸짓도, 목소리도 전혀 달랐다. 그런데도 나는 그녀를 떠올렸고, 잊고 있던 기억의 방이 갑작스레 열렸다. 머플러가 바람에 흔들리는 곡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여인의 실루엣 때문이었을까? 무엇이 나를 과거로 데려갔는지 알 수 없었다. 단지 머플러 하나였을 뿐인데, 그 작은 시각적 자극이 내 감정을 뒤흔들었다.
발가락 부상과 머플러의 곡선은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그 둘 사이에 묘한 닮음을 느꼈다. 발가락 골절이라는 작은 고통이 주인공의 삶을 좌우했듯, 머플러의 흔들림이라는 사소한 시각적 자극이 나를 첫사랑의 상실로 이끌었다. 작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파문이었다. 우리는 그런 경험을 종종 한다. 예상치 못한 자극이 우리의 일상에 침투하고, 삶의 균형을 흔들며, 새로운 감정과 기억을 끌어올린다. 때로는 물리적인 통증으로, 때로는 무의식 속에 감춰졌던 기억의 흔적으로.
나는 발가락 부상을 당한 영상의 주인공을 떠올리며 나 자신에게 물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작은 것들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가? 그리고 그러한 흔들림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발가락의 통증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그의 일상 전체를 재조정하게 했다. 그리고 머플러의 곡선은 내가 잊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했다. 나는 그 두 사건에서 삶의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았다.
영상이 끝난 뒤에도 나는 한참 동안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작은 것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작은 흔들림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삶의 본질을 이렇게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을 것이다. 발가락 부상을 겪은 주인공과 머플러를 본 나의 기억은 우리 모두가 삶에서 겪는 작은 자극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그것들은 우리를 흔들고, 멈추게 하며, 잊었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 작은 파문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음을 깨닫게 하는 순간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oECxMQz7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