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1차 백신 후기

아직 멀쩡하다

by 사각사각

오늘 12시에 화이자 1차 백신이 예약되어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간간히 뉴스에서는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건이 보도가 되고 있다. 지인 분의 회사에서도 오십대 초반인 분이 백신을 맞고 갑자기 사망하셨다. 사망 사건이 30만명 중에 한명이라는 확률이라도 그것이 만약 내가 된다면?

확률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개인에게는 백 퍼센트의 비극이 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도 아니고 백신을 맞다가 죽다니.


그래서 가끔 불안과 걱정이 일었지만 애써 잠재우고 기도를 하면서 병원으로 갔다. 그간 특별한 약물 부작용이 없었으므로 크게 걱정이 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혹시라도. 코로나는 난생 처음 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다. 병원은 예약 시간보다 몇 십분 빨리 갔더니 한산하고 쾌적하기 그지 없었다. 접종 하기 전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고 바로 주사를 맞았다. 주사 바늘도 가는 지 느낌도 별로 없다. 다만 무의식중에 힘이 들어가서 의사 샘이 "힘 빼세요."라고 부드럽게 말하셨다. '암요암요.' 그리고 십 오분을 기다리고 주의 사항을 정독하고 병원을 나섰다.


무리하지 말라 하였는 데 산책을 해도 될까? '이 정도는 무리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산책을 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싶어서 산책을 시작했다. 왼쪽 팔이 아주 미세하게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은 거의 이상이 없다. 산책 코스 두 바퀴를 돌고 기구 운동도 했다. 근육이 있고 건강해야 몸이 바이러스와도 싸워 이기지 않을까. 고소한 왕돈까스를 먹을 궁리를 하니 발걸음도 가볍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영롱한 왕돈까스. 이로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격전을 벌일 완전한 준비가 된 것 같다. 왕돈까스의 달콤 새콤한 소스와 기름진 튀긴 고기가 들어가니 몸보신이 되는 느낌이다. 부작용인지 억지 주장을 남발.

반갑다 왕돈까스야~

저녁에 수업이 두개 있다. 이 수업을 미리 취소해야 할까 하고 잠시 고민을 하긴 했다. 하지만 무리라기엔 단지 네 시간 정도의 수업과 이동인 데 괜찮지 않은가. 너무 오버를 하는 것 같아 꿋꿋하게 수업을 할 계획이다.


온 국민이 혹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떨며, 울며 겨자먹기로 백신을 맞다니 이게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지 모르겠으나, 일단 코로나의 장벽을 넘어 살고 봐야 겠고 타인에게 최소한 피해는 주지 말아야 겠다. 자진하여 '이 백신이 안전한지 내가 맞아 주겠소. 내 목숨을 넣어 확률을 계산해보시오.' 하며 마루타가 된 기분이지만 뭐 어쩌랴. 무슨 뾰족한 대안이 있는가. 코로나를 치료할 타미플루같은 알약도 곧 개발된다고 하니 오매불망 기다려 볼 수 밖에는.


우리 각자 소중한 내 몸을 아끼고 보살펴 장수 근처라도 가야 한다. 일단 아직은 잘 살아있다. 모두 백신을 맞으시고 상큼발랄한 주말을 맞이하시길.


덧붙임.

네 시간여 후에 팔에 근육통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움직일 때마다 신음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으~~윽!

하늘은 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