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과외 인생

비 오는 수요일

격하게 누워 있고 싶다

by 사각사각

아침에 마트에 다녀왔다. 먹고 살아야 겠으니 일주일에 한번은 마트에 가야 한다. 새벽부터 비오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밖에 비오는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아, 이런 날은 어스름한 집에 가아~만히 누워서 노닥노닥하면 참 행복할 것 같다. 수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격하게 하기가 싫었다. 한심하네.


커피도 두 잔 마시고 책도 잠깐 우아하게 읽었다. MZ세대스러운 에세이를 한 권 샀다. 50만부가 판매되었다는 에세이가 궁금해서 샀는데 알콩달콩하고 달달한 느낌으로 한 이십년 전에는 크게 공감했을 것 같기도 하다. 전혀 공감이 안된다고 할수는 없지만 늙어서인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 같고 현실 같지 않은 생경한 느낌이 있다. 이삼십대의 열렬한 사랑이야기라 그런가.


오후 내내 쉬었으나 피곤한 느낌이었다. 역시 비가 오니 몸도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지나보다. 몸의 상태로 날씨 예보도 하게 될 날이 곧 올 것 같다. '몸이 가라앉는데 내일 비가 오려나.' 이러면서. 그래도 수업을 하러 오니 상상했던 것보다는 할만하다. 중간고사가 다가와 말도 걸지 않고 열심히 문제를 푸는 학생이 고마울 뿐. 일단 시작을 하니 견딜만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인간의 마음이란 참 날씨처럼 오락가락한다.


어느 학생 집에 갔는데 할머니가 양성 판정을 받으셨는데도 수업을 취소하지 않으셨다. 하아, 이 분은 수업이 빠지는 걸 극도로 피하시기는 하나 확진 받으셨는데 수업을 하라니 기가 막혔지만 이미 집에 발을 들여놓아서 그냥 했다.


그래서인지 또 목이 칼칼해지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으나 다음 날은 괜찮아졌다. 아무래도 몸 속에 존재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깨었다가 잠잠해졌다가를 반복하는 것 같다. 친구가 나와 함께 잔잔하게 동거를 하고 있는 듯.


날마다 생강과 도라지와 당귀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산책도 매일 하고 비타민 C도 하루 두 개씩 먹는다. 나름대로 면역력을 올려보고자 하는 자구책이다. 어떻게든 코로나에 걸리는 건 막아보고자 하나 허구헌날 집에서 칩거하는 분도 걸리던데 무슨 뾰족한 수는 없지 않은가? 코로나라는 단어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 걸려도 어쩔 수 없다지만 걸리면 또 일정을 조절할 일이 머리 아프고 피곤해진다. 어쩌란 말인가?


어쨌든 내일은 해가 반짝 났으면 좋겠다.

맑은 날을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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