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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Apr 17. 2020

코로나 시대, 홈트는 몸부림이다

집콕도 하루 이틀이지


그러니까 코로나 19 감염자가 31번 확진자에 의해 급격하고 증폭한 2월 중순. 그로부터 지금까지 거의 2달간의 외출 자제의 라이프스타일이 이어지고 있다. 꾹꾹 누르고 있는 나가자 본능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 우리를 열 받게 한다.


둘째가 만 2세쯤 됐을 때부터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운동을 하러 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 근육들이 생소하게 움직이는 느낌이 고스란히 기억이 난다. 그리고 쭉 운동을 했다. 헬스클럽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은 병행했다. 그 후 6개월쯤이 지나니 힘들어서 포기한 필라테스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근육 머신 수잔 선생님의 수업은 3여 년 정도 들었다. 작년 8월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운동 스케줄이 사라졌으나, 간간히 동네를 워킹하는 식으로 움직였다.


쿵. 그런데 말이다, 이 코로나 시대라는 것 말이다.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 나쁜 악귀 같은 이것 말이다. (죄송, 그만 감정이 격해졌다.) 움직이지 않으니 정신도 혼미해지는 것인지. 영 기분이 다운된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결심했다. 홈트를 하기로.  홈트레이닝 말이다.


점심식사 후 아이들의 태블릿 시간이 끝나면 거실에 요가매트를 깐다. 나는 유튜브에서 홈트를 검색하고 수준에 맞는 필라테스 운동을 찾아 20분에서 30분 정도 운동을 한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운동을 한다고 설레발이고, 첫째는 나름 루틴을 구축했다. 그리고 무한정 튀어나오고 있는 배에 경각심을 가지고 운동을 한다. 욕심부리지 말고 조금씩 하라는 나의 조언을 들으며 말이다. 공부든 운동이든 욕심내다 지쳐버린다. 오늘은 아파트 단지를 열 바퀴 뛰고 오겠다고 하더니 집에 와서는 자기 방에 들어가 좋아하는 노래를 고 춤을 춘다. 동생에게도 동참하라고 권유하고 말이다. 둘째는 희한한 요가 동작을 만들며 나에게 할 수 있겠냐고 도전하거나 운동 중인 엄마 등 위에 올라타기도 한다. 운동할 때 그림 그리기나 레고놀이에 푹 빠져 있다면 땡큐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좋다.


고작 2-30분인데 기분이 다르다. 운동을 하니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긴장과 스트레스가 조가벼워져 몸과 뇌가 좋아한다. 아이들과 씨름하기보다 함께 웃고 즐길 여유가 생긴다.


집안에만 머물러, 특히 아이들 때문에 더욱 꼼짝할 수 없어 정신질환이 곧 생길 것 같다면, 우리 20분만 홈트 하자. 쭉 늘어진 몸과 마음이 조금은 두둥실 떠오를 것이다. 아닐 것 같다고? 한번 해 보시고 댓글을 다시라! 일단 일상복을 운동복으로만 바꿔 입는 것이 첫 단추요, 매트를 깔고 유튜브로 검색하는 것이 두 번째 단추다. 그러는 사이, 당신은 몸을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직접 알게 될 것이다.


오, 주의사항. 아빠들이 홈트를 한다면 이 정도는 감당할 준비를 해야된다. (가끔 나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이미지 출처: getty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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