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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Sep 07. 2019

한국은 안전하다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래서 좋더라' 2 - 안전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래서 좋더라'

한국에서는 강도나 살인 사고를
당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적다



자메이카는 여행 위험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총기 사용이 가능한 나라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사건이 일어난다. 콘서트장을 향해 높은 호텔방에서 무분별로 총을 사했던 로스앤젤레스 총기 사건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내가 살던 곳에서사건 사고들많았다.


하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운동을 하러 갔다. 10시쯤 되었나 보다.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고 사람들이 웅성댔다. 주차장에는 차를 주차할 수 없었고 다른 인근에 주차를 하고 헬스장으로 들어가던 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하러 온 사람(타깃)을 기다리고 있었던 2명의 남자가 그가 오자마자 총을 쏘았다고 했다. 가끔 뉴스에 비즈니스맨이 차를 몰고 가다가 총을 맞아 사망했다는 사고가 허다했다. 원한이 있는 자가 복수를 하는 범죄율이 굉장히 높았다. 


어느 날 아침, 프리스쿨 주차장에서 아침에 총기 사고가 났다. 아빠가 3살짜리 아들을 내려주고 차를 탔는데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창문에 총을 쏴 그 아이의 부모를 죽이는 사고가 났다. 끔찍했다. 남겨졌을 아이가 걸렸다. 것도 원한이라 했다.


한 지인분이 대학 근처 바에서 약속을 잡았는데 그 날 다른 급한 약속이 생겨 그곳을 가지 못했다. 그 날 저녁 그 바의 야외 테라스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 6여 명이 지나가는 행인의 무차별 총기 공격에 사망했다. 그중 지인 분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소식을 들은 우리새 약속이 생긴 것이 행운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한 끗 차이로 사고를 당할 수 있었으니 무서웠다.


하루는 컴파운드의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던 알리시아와 나는 심상치 않은 얼굴로 다가오는 호세(알리시아의 남편)를 바라봤다. 그는 대학 근처에 있는 댐 주변을 늘 조깅하고는 했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조깅을 했더란다. 오후 5시, 체코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친구와 자기가 뛰고 있었단다. 그곳은 조깅 구역이고 그날도 몇몇이 뛰고 있었다. 한 젊은 남자들 무리가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칼을 품에서 꺼내 들더니 자기를 쫒아와서 도망쳤다고 했다. 그날 사색이 되어서 와서는 시큐리티가 있는데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범죄가 일어난다며 얼마나 이곳이 위험한지 우리에게 설명해줬다.


총기 소유가 허용된 나라, 마약이 유통되는 나라, 마리화나가 합법인 나라, 한화 5만 원이면 어린 소년들을 고용해 사람을 죽이는 나라, 16세 이하 어린 소녀들이 미혼모가 되는 나라, 가정에 책임을 지는 남편은 보기 드물었던 나라가 내가 살던 곳이었다.




도로 위 사정은 어떨까. 한 번은 여행을 가느라 고속도로를 타러 가고 있었다. 시내의 좁은 길이 아닌 6차선 대로였다. 그곳에는 나는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말았다. 앞 차는 우리 차와의 거리가 100미터는 족히 났다. 멀리서 보기엔 그 차가 뭔가 길 가에 놓인 박스를 쳤는지 공중으로 뭔가가 아올랐다가 바닥으로 다 내려앉는 것처럼 보였다. 까이에 가니 차들이 슬슬 선다. 주위에서 잔디를 깎던 사람이 차들을 세우고 있어서였다. 지나가며 보니 그 차가 친 것은 박스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내가 본 박스 안 물건은 그녀가 소유하고 있던 가방과 신발 등이었다. 문제는 그 가해 차량이 도망을 갔는데 잡을 방법이 없다는 거다. 한 낮에 많은 이들이 있던 곳에서 사고가 났는데 블랙박스나 cctv 없다. 사고 현장을 보존하는 장치는 하나도 없다. 그냥 줄행랑만 치면 되는 곳이었다. 이 이야기를 해주자 전해 듣는 자메이카인들은 놀라지 않았고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내가 목격한 뺑소니 사건은 그 후로도 한 3일간 마음을 괴롭혔다. 괘씸한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도, 사고당한 여인의 안위도 모두 안타까워 기도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사고가 난 지 얼마 후, 미국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한 선배가 페이스북으로 글을 하나 올렸다. 제한 속도를 살짝 넘겼을 뿐인데 400불짜리 티켓을 받았다는 거였다. 페친들이 댓글을 달았다. "아휴 안됐다. 벌금이 많다. 아까워서 어쩌누" 등의 글이었다. 나도 선배가 지출 항목에 잡혀있지 않던 돈을 지불하게 된 것이 안타까웠지만, 사실 좀 부러웠다. '엥? 뭐가?'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사회 안전 시스템이 부러웠단 말이다. 위법을 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대가 때문에 때로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약속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법이 없다면 아마 우리나라도 무법천지가 되지 않을까. 사람의 양심이란 것은 시시각각 자기 상황에 맞게 변화될 수 있는 것, 믿을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나라의 치안은 세계 상위권에 드는 안전한 나라다. 물론 매스컴을 통해 보면 이런저런 사고들이 일어나긴 해도 그 빈도수가 인구 대비 현저히 낮은 편이다. 강력범죄도 한 번 일어나면 매컴에서 탑 뉴스가 된다. 다른 국가의 사정과 함께 살펴보니 안타까운 점이 많지만 한국이 좋은 나라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라 한국에 와서 좋은 이유 두 번째는 바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 사진출처: getty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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