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agarden Oct 15. 2019

세계로 뻗어가는 BTS의 나라

'한국, 이래서 좋더라' 9 - 세계를 선도는 한국의 대중문화


한국이 정말 좋아요!


나는 자메이카에서 약 1여 년 정도 한국어 선생님이었다. 아이를 키우는데 전력하던 나는 해외에서 산다는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었다. 남편이 해외 거주할 기회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작년, 주자메이카 한국대사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홍보하고 가르쳤다. 한국어 강사라는 것을 처음 해 보아서 가르친다는 것이 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이유는 내가 가르치는데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잘 들을 준비가 된 학생들 덕분이었다.


그 준비라는 것이 늘 예습을 하고 온다거나 한국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한국을 좋아하는 마음을 장착하고 오는 준비였다. 언어의 경쟁력을 생각했을 때는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스페인어나 중국어를 배워야 했다. 한국어보다는 일본어야 했다. 하지만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다른 이유로 한국어를 배운 것이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혹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한국의 대중문화의 팬이 되었던 것이다. 러니 그냥 한국이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었으니, 그들의 그 호감 만땅 에너지를 주고받는 우리의 수업은 술술 잘 풀릴 수밖에 없었다.


첫 학기.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했지만 공간 제약상, 그리고 초보인 강사라는 살짝 위축된 심리상, 딱 10명만 선착순으로 잘라서 가르치게 됐다. 그들은 내가 모르는 노래와 드라마까지 섭렵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한국이 정말 좋다고 했다. 한국의 빅팬들! 방탄소년단의 팬 클럽 아미의 자메이카 부회장부터,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자신을 살린 문장을 만났다는 학생까지 아이들이 한국에 빠지게 된 이유도 들여다보면 각양각색이었다.


한국의 빅팬들! 그립다, 너희들의 싱그러운 미소와 따뜻했던 마음들 ♡


대중문화가 다 하고 외교관이 돕는다


학생들은 한국어 발음 정말 귀엽고 좋다고 했다. 그리고 중국어와 일본어에 비해 배우기가 쉽다고 했다. 한국 남자는 친절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한국 여자는 예쁘고 옷도 잘 입는 매력쟁이라고 생각했다. 가르치던 친구들이 한국은 꼭 한 번 오고 싶어 해서 친구들 채팅방에서 어떻게 하면 한국을 같이 갈지를 고민하는 대화들이 오늘도 오고 간다. 선생님이 한국에 있을 때 꼭 가봐야 한다며 방법과 시기를 놓고 다들 의견을 내놓느라 열심이다.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한국의 대중문화의 역할은 실로 대단하구나. 방탄소년단이 외교관 천 명보다 낫다는 생각 말이다. 작년 9월,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ited)'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서 연설을 한 방탄소년단. 그 열풍은 실로 대단했다. 'Speak yourself'이라는 제목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Love myself)'는 말을 진심을 담아 내뱉던 BTS의 리더 RM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자메이카 학생들도 그의 말을 메모하고 기억하며 그 연설이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 그것을 깊이 간직했다. 실로 대단한 영향력이다.


"No matter who you are, where you're from, your skin colour, gender identity: SPEAK YOURSELF"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청소년들에게 Speak Yourself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메이카에서는 한국의 여러 가지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그 첫 주자는 많은 나라에서 '대장금'인 경우가 많았다. 자메이카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 '찬란한 유산', '신데렐라 언니', '내 생에 마지막 스캔들' 등을 방영했다. 한국대사관 직원은 각 나라의 방송국과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기 위해 열심이다. 매년 개최되는 한국영화제에서는 늘 전 좌석 매진 열풍이 분다. 러고 보니, 대중문화가 다 하고 외교관이 돕는다.



내가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래서 좋더라' 9번째 이유는 바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어필하는 우리의 대중문화 때문이다. 국위 선양하는 젊은이들의 땀과 수고에 박수를 보내며.




이전 08화 편리한 행정 시스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