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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Oct 07. 2019

구석구석 갈 곳이 많다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래서 좋더라' 7 - 국내 여행


국내에서도 구석구석 갈 곳이 정말 많아요



내가 살았던 자메이카는 섬나라로, 비치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니그릴에 위치한 7 Miles Beach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로 꼽을 만큼 경관을 자랑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갈 곳은 비치, 그다음도 비치, 그다음도 비치였다. 특히 여자들에게 필수인 쇼핑할 곳도 마땅찮았고, 페스티벌은 7월에 있는 레게 페스티벌(Reggae Sumfest, 세계 각지 레게를 즐기는 사람들이 레게의 아버지 밥 말리의 자메이카에 와서 이 축제를 즐긴다. 꽤 큰 국제 페스티벌) 정도가 다였다. 블루 마우틴 캠핑장도 있고 망고 페스티벌 등이 있긴 했지만 고객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지 않았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축제들이 아니 한 번 가서 실망하고 돌아오기 일쑤였다. 


곱디 고운 모래 사장이 7 마일이나 펼쳐진 니그릴의 7 Miles Beach. 아름답지만, 오늘도 비치, 내일도 비치 하다보면 한국의 다양한 레저 문화가 그리워진다.




한국에 와서 우리나라 각 지의 가을 축제 소식을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


각 계절에 맞게 지방자치단체는 여러 가지 볼거리와 먹거리의 축제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우리 가족은 지난주 개천절과 샌드위치데이 그리고 주말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이들 역사 교육 현장인 독립기념관을 갔고, 놀이동산에 대한 로망이 있는 아이들랜드 다녀왔다. 동생네는 전북 서천의 국립 생태박물관을 들렀다 전어, 꽃게 축제에 갔다. 그리고는 군산의 시간여행축제 현장에 들러 가수 남진도 보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김해 분청도자기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 갈 예정이다. 야시장 맛집은 덤이다.


(좌) 아이들과 처음 방문한 독립기념관. 친증조할아버지의 독립 운동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 (우)서울랜드에서 신나게 회전악기를 타고 있는 둘째.


진주남강유등축제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우리나라에 갈 곳이 많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이유, 무엇일까?



1) 지역별 특색 있는 축제

가을을 맞아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를 여는 곳도 상당히 많다. 잠깐 검색을 해 보니 코스모스 축제는 10월 첫째 둘째 주, 경기 구리, 경북 장천, 경기 파평, 충남 두지리, 전북 사선대해해피랜드, 경남 하동 등지에서 열린다. 그리고 각종 특산물과 제철 음식 축제도 다양하고 알차다. 


지금 열리고 있는 축제만 해도 무려 그 숫자가 600여 개를 넘어선다. 도자기 축제,  별빛 축제, 향기 축제, 허브 축제, 밤도깨비 야시장 축제, 예술제, 한옥마을 산책 축제, 등 축제, 각종 콘서트, 구이 축제, 할로윈 축제, 음악제, 갯벌체험, 템플 스테이, 꽃 축제, 가요제, 문학제, 사진 축제, 한글 축제, 각종 문화제, 교육 축제, 서핑 축제, 영화제, 단풍 축제, 역사 축제, 문화재야행 축제, 생태 축제, 도심속 바다축제, 독서문화 축제, 보드게임 축제, 무용제 등 각 지역별 수많은 테마를 위주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주 공휴일에는 가까운 축제하는 곳에 들러 가족들과 나들이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경남 하동의 메밀꽃 축제 (출처: korean.visitkorea.or.kr)


2) 여행을 돕는 인터넷 환경

추석 때 다녀온 남해 여행만 해도 선택지가 굉장히 많았다. 우리가 다녀온 곳은, 남해 상상양떼목장 편백숲과 다랭이 마을이었지만, 선택지에는 맛집과 갯벌 쏙잡기 체험까지 다양했다. 애석하게도 한 맛집은 노키즈존이라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지만, 그 외에도 갈 맛집이 즐비했다. 잘 발달되어 있는 테크놀로지는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어렵지 않 편의성을 제공한다. 각종 앱, 온라인 각종 정보 공유의 장들, 세계 1위 인터넷 속도 말이다.



3) 고속도로 휴게소

각 유명 휴양지를 오고 가는 길에 있는 속도로 휴게소는 또 어떤가? 한국에 몇 년 만에 오니 휴게소 수준이 높아진 것이 느껴진다. 화장실의 청결 상태, 음식점의 수준도 확실이 좋아졌다.


시흥하늘휴게소 (출처: 한국도로공사)


이영자의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 소개로 어떤 곳은 또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국민은 쉬지 않고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국민성이 여전히 돋보인다. 남해 여행을 다녀오고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와 알감자를 사고 아이들 편의점에 들러 먹고 싶은 음료와 과자를 사들었다. 그것을 먹으면서 얼마나 행복하던지. 예전에 별로 좋아하지 않던 고속도로 휴게소가 그냥 좋더라. 맞다, 한국은 이런 잔재미가 있는 곳이었는데, 한국에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아주 작은 행복, 그 행복감이 밀려왔다.


천안휴게소에서 호두과자를 사야했는데! 다른 휴게소에서 산 호두과자도 맛있더라. (출처: 브로콜리 캠핑가다님의 블로그)


4) 변화된 시대 문화

한국의 레저 문화를 생각하다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글램핑이라는 신조어가 생각났다. (이제 더 이상 신조어가 아닌가?) 캠핑과 연관 단어일 거라 생각하며 사전을 뒤져보니,


글램핑(glamping): 화려하다는 뜻을 가진 외국어 glamorous와 캠핑 camping을 혼합하여 만든 신조어로 음식, 가구, 조리기구, 텐트 등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미리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 즐기는 캠핑.


펜션의 트 버전에 가까운 고급화된 야영 방식이라고 한다. 호화로운 캠핑족이 즐기는 좀 더 편하고 좀 더 럭셔리한 곳을 캠핑 도구를 챙기지 않고 가서 잘 쉬다 오는 레저의 한 종류처럼 읽힌다. 동생은 외국에 사는 우리에게 항상 말하길, 얼른 한국에 와서 한 달에 한 번은 같이 캠핑을 가자고 했다. 한창 붐일 때보다 인기가 살짝 식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캠핑 트렌드가 지나간 한국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 이는 캠핑카를 타고 캠핑을 가고, 어떤 이는 카니발에 캠핑 장치를 싣고서, 어떤 이는 글램핑으로, 어떤 이는 펜션을 빌려, 어떤 이는 호텔이나 모텔에 묵으며, 각자의 방식대로 샌드위치데이가 포함된 연휴를 보낸다.


실로 나들이의 계절, 캠핑족들은 진작부터 여행을 다닌다. 고속도로에서도 캠핑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점도 몇 년 전의 풍경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첫째 아이가 캠핑카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웰빙이라는 단어에서 워라밸이라는 단어까지 우리는 일만 하는 워크홀릭의 사회에서 레저와 휴식을 즐기는 워라밸의 사회로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있다. 돈을 아껴가며 '잘 살아보세'의 새마을 운동을 하던 시기의 어르신들의 삶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잘 산다는 개념이 물질적인 부를 누리는 것에서 경제력과 마인드 모두를 밸런스 있게 누리겠다는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 말이다. 그런 우리네 변화가 또한 반갑고 좋다.


해외살이를 통해 본, '한국, 이래서 좋더라' 7, 내가 한국에 와서 좋은 이유는 바로 구석구석 볼거리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서다.

 




감사하게도 지난번 글 '한국, 이래서 좋더라 6 - 쇼핑천국'편이 하루 최고 9만 1천 건, 누적 15만 7천 건을 기록하며 브런치 인기글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국에 와서 좋은 것 10가지'라는 글을 쓰다가 그 내용이 길어져 각 항목에 대한 내용을 나누어 매거진으로 발행합니다. 공감과 응원의 댓글은 제게 큰 힘입니다. 글 쓰는 일이 여러분과 저를 이어 주니 오늘도 글을 쓰며 즐겁습니다.


* 사진 출처: getty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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