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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garden Nov 03. 2019

가족을 자주 만나다

'한국, 이래서 좋더라' 10 - 마음만 먹으면

해외살이 통해 본, '한국, 이래서 좋더라' 9

가족들을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다는 것



올해 3월, 남편의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남편은 중요한 업무와 출장으로 특히 바쁜 주였다. 우리는 사랑하는 할머니가 떠나는 길에 가보지 못했다. 가보지 못하는 신랑도 신랑이지만,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마음 아팠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남편은 내가 운 것을 모르지만 나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주 기도모임에 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함께 기도하셨던 분들께서 의아해하실 정도로 그 날은 그랬다.


표를 예약하고 가는 데에만, 만 하루 반이 꼬박 걸리는 곳에 살면서, 가족의 대사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저렸다. 보스턴에 사는 사촌 시동생도 찾아뵀는데, 남편은 할머니의 첫 손자인데 가보지 못했다는 게 좀 그랬다. 그의 아내된 자로서의 죄책감도 아련히 밀려왔다.


실은 이 사건이, 이번에 우리가 자메이카를 떠나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큰 계기가 됐다. 가까운 지인은 어머니의 소천 가능 소식에 먼 길 올랐지만 괜찮아지셔서 다시 돌아오셨다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임종도 놓쳐버렸으며 장례도 발인에나 겨우 참석하시기도 했다. 가까운 친구의 결혼 소식에는 늘 신혼집 주소를 물어 선물을 보냈다. 참석이 어려우니 이런 식으로 축하를 대신했다. 가까운 이들의 행복한 소식과 아픈 소식에 멀리서 하는 기도나 카톡 메시지뿐, 직접 눈을 보며 그리할 수 없는 사실은 꽤나 헛헛했다.


지금은 멀어도 차로 5시간이면 만나볼 수 있는 나라에 사니, 행복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다. 비용은 어떤가, 한국에 한 번 오려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최소 2500불은 족히 들었는데, 뭐 이 곳에서는 비교 안될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니 이것으로도 충분히 기쁘다.


가족을 보러 버스나 기차에 오르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설렌다.

1973년도 고속버스의 모습.  (출처: 보물섬님의 블로그)


고속터미널이나 역사의 바쁜 걸음에서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을 읽는다 (출처: 보물섬님의 블로그)


내가 한국에 와서 좋은 이유 열 번째는 바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살더라도 한국에 있다면 멀다 생각하지 마세요. 시간과 돈이 정말 적게 드는 편이잖아요. 3000불짜리 비행기 티켓이 없어도 되고요. 그러니 사랑하는 가족, 자주 보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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