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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향수가 필요한 시점

by Mickey

향은 이미지를 만든다. 시각만큼이나 후각은 인상을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한다. 어울리는 향수를 찾고 TPO에 맞춰 뿌리고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는다.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어울리는 향은 어떤 것일까. 하나의 향수로 사시사철을 보낼 생각이었다면 칼럼을 통해서 새로운 계획을 가졌으면 한다. 계절에 따라 향은 달라져야 한다. 지금처럼 깊은 가을밤에는 말이다.


여름이 지나고 아침 밤으로 쌀쌀한 공기가 느껴질 때면 청량한 향은 왠지 꺼려지게 된다. 그럴 땐 담배 태운 향과 바닐라 향이 오묘하게 뒤섞인 톰 포드 타바코 바닐라 (Tom Ford Tabacco valilla)를 뿌린다. 짙은 향 속에 쓸쓸함마저 느껴지는 이 향이면 가을밤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린다. 특히 블랙 슈트와 함께라면.

출처 : Google / Tom ford - Tobacco vanille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향은 나무 향이나 가죽과 관련된 향이 어울린다. 두 요소는 짙고 깊은 향을 가지고 있어니트나 코트, 슈트에 어울린다. 향이 무거운 느낌이라 중후한 남성적 느낌이 강하다. 바닐라 향 또한 좋은 계열인데 달콤하면서도 짙은 향이 가을 겨울 특유의 고독함을 완화시켜 주는 흥미로운 향이다. 바닐라가 나무와 가죽 향에 섞이면 중후하면서도 달콤함이 오묘하게 섞여 새로운 조합을 보여 준다.


만약 무거운 향이 부담이 된다면 홍차를 우려낸 듯한 향도 좋은 선택이 된다. 르 라보(Le Labo)에서 출시되는 떼 누와 29 (The Noir 29) 는 홍차의 향을 우아하게 표현하는 가을에 적격인 향수이다. 가죽과 나무 향보다는 자극이 덜하면서도 선선한 날씨에 어울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출처 : Google / Le Labo - The Noir 29

시기적절한 향의 변화는 옷과도 연결된다. 코트에 어울리는 향과 PK티셔츠에 어울리는 것은 다르다. 그러니 적절한 것을 찾는 것, 계절 내에서도 나에게 맞는 향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향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불평하지 않아도 된다. 매장에 가면 전문가가 당신의 외모와 스타일을 보고 추천해줄 것이다. 혹은 언제 어디서 어떤 복장에 뿌릴 것인지 말하면 된다. 그 정도면 훌륭히 표현한 것이다.


옷이란 것은 디자인이 훌륭하면, 핏(Fit)이 잘 맞으면, 소재가 고급스러우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3가지가 맞으면서 그에 맞는 향이 뿌려져야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된다. 패션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섞이는데 그중 컬러만큼 중요한 것이 향이다. 오히려 단순한 코트에 터틀넥, 그리고 청바지를 입어도 어울리는 향을 뿌리면 스타일은 배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다만 짙은 향일 수록 몸에 베이는 깊이가 다르다. 앞에서 언급한 계열의 향들은 짙은 편인 데다 옷에 뿌려지는 분포 범위도 넓다. 그러니 몸을 자주 씻고 옷을 자주 세탁해줘야 한다. 가을이 되면 여름보다 씻는 횟수가 줄어들 수 있는데 그런 상태에서 향수를 뿌리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향수는 절대 그 향 하나로 표현되지 않는다. 당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와 옷에서 냄새가 섞여서 표현되기 때문에 몸 자체에서 깔끔한 향이 나지 않으면 어떤 향수도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향수를 많이 사두면 그만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 필자는 계절마다 쓰는 향이 다르고 스타일에 따른 향이 따로 있다. 향수를 좋아해서 많이 사둔 것도 있지만, 스타일이라는 것이 절대로 옷과 액세서리 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채운 것이다. 적어도 봄 여름과 가을 겨울용 하나씩, 그리고 포멀과 캐주얼 정도로만 나눠서 장만하면 좋겠다. 패션으로 멋지게 꾸미고 싶다면 투자를 아끼지 말자. 적어도 자신에게 하는 투자는 후회가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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