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ckey Jan 09. 2018

2018.1.8 눈_ 쳇 베이커와 월요일

추움. 눈이 후두둑 내림.

 빨라진 퇴근 덕분에 저녁에 운동을 했다. 월요일 아침이면 주말의 여파때문인지 아침 운동이 영 어렵다. 운동 후에는 간단한 요기를 할만한 빵 두어 개와 카페 라떼를 손에들고 흩날리는 눈 속에서 쳇 베이커를 들으면서 돌아왔다.


 쳇베이커의 연주를 들으면 언제든 차분함 속에 빠질 수 있다. 깊은 트럼펫 소리와 떨리는 음정의 목소리가합쳐지면 별안간 다른 생각은 없어지고 입 꼬리는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더 깊은 어둠으로들어간다. 많은 생각이 겹치고 또 사라진다.


 월요일 밤은 쳇 베이커가 잘 어울린다. 어떤 일이 있던 간에 월요일 밤은 우울하다. 직장을 다니던 학생이건 혹은 하루를 편히 쓰는 백수라도 월요일은 그 자체만으로 밝지 않다. 성격상 일을 싫어하지 않지만 항상 끌려가는 직장 생활 때문인지 월요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우울한 날에 차분해지는 음악은 오히려 위로가 된다. 마치 나만 깊은우물에 빠진 게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월요일 밤, 이제 큰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마무리 할 때 즈음이면 다시 쳇 베이커를 듣는다. 와인을 마셔도 커피를 마셔도 아무래도 좋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하게마무리를 하고 싶을 뿐이다. 오늘도 고생한 나를 위해서.

매거진의 이전글 2018. 1.3. 오늘도 분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