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움. 눈이 후두둑 내림.
빨라진 퇴근 덕분에 저녁에 운동을 했다. 월요일 아침이면 주말의 여파때문인지 아침 운동이 영 어렵다. 운동 후에는 간단한 요기를 할만한 빵 두어 개와 카페 라떼를 손에들고 흩날리는 눈 속에서 쳇 베이커를 들으면서 돌아왔다.
쳇베이커의 연주를 들으면 언제든 차분함 속에 빠질 수 있다. 깊은 트럼펫 소리와 떨리는 음정의 목소리가합쳐지면 별안간 다른 생각은 없어지고 입 꼬리는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더 깊은 어둠으로들어간다. 많은 생각이 겹치고 또 사라진다.
월요일 밤은 쳇 베이커가 잘 어울린다. 어떤 일이 있던 간에 월요일 밤은 우울하다. 직장을 다니던 학생이건 혹은 하루를 편히 쓰는 백수라도 월요일은 그 자체만으로 밝지 않다. 성격상 일을 싫어하지 않지만 항상 끌려가는 직장 생활 때문인지 월요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우울한 날에 차분해지는 음악은 오히려 위로가 된다. 마치 나만 깊은우물에 빠진 게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월요일 밤, 이제 큰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마무리 할 때 즈음이면 다시 쳇 베이커를 듣는다. 와인을 마셔도 커피를 마셔도 아무래도 좋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하게마무리를 하고 싶을 뿐이다. 오늘도 고생한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