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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자렌지 Aug 17. 2024

도시의 금요일은 안녕한가요

 

 

 과거 친구와 우리의 취미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취미로 음주를 포함해야하나 말아야하나로 고민한 적이 있었었어요.



 고민의 이유는 남자들끼리 술 마시는 것 외에는 서로 취미가 딱히 없어서였었죠.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는 남자들끼리 떠들기 위해서 술은 필요했거든요. 



 낯선 도시에 취업하고는 유일한 취미를 위해 주말마다 고향에 갔어요. 하지만 몇 달 이내 통장잔고의 현실을 자각하고, 홀로 어울릴 사람을 찾기 시작했죠. 



도시 장점은 다양한 사람을 쉽게 모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요즘은 당장이라도 원하는 모임에 가입하고 주말에 참석할 수 있죠. 



모임을 하는 중요한 이유를 꼽자면, 금요일이 온 것을 혼자 자축하기엔 조금 쓸쓸해서였어요. 주말에 딱히 하고 싶은 취미도 없었으니까요.



모임을 통해 주말에 누군가의 일상과 취향을 엿보았어요. 어릴 적 좋아했던 걸, 해볼까 하고 말았던 걸 다른 이들은 현재 재미있게 하고 있기도 했죠. 



그렇게 인라인과 러닝을 시작하고 독서와 글쓰기에 대해 나눌 수도 있었죠. 



 이런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서 모임을 권하면 어색해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미 종종 다니는 모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죠. 



 직장후배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실연의 아픔이 있는 그에게, 와인모임을 추천했죠. 자발적 고립상태에 있던 그가 모임에 가서 스스로를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낀 듯 했어요. 



 작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을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규정했다고 해요. 세계적으로 1인 가구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정신건강 측면에서 더 취약한 부분이 있죠. 



 2018년에 일찌감치 외로움 관리 장관을 임명했던 영국은, 외로움에 대해 공공기관에서 사회적 처방을 제시해요. 그것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방법에 함께 고민하는 것이죠.  



  8년간 다양한 모임을 하면서 도시를 더 이상 삭막하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어요. 나와 맞는 모임을 찾고, 사람들과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하는 시간. 대화가 이렇게 재밌었던 것인가. 대화의 여운을 느낄 때가 있죠. 



  고대그리스의 아테네, 로마제국의 로마, 산업혁명기의 맨체스터, 현대의 실리콘밸리까지. 도시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토론하고 인류의 양식을 만들어냈다죠.



 그런 의미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은 맞는 것 같아요. 

읽고, 쓰고, 걷고, 달리고 모두 혼자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함께할 때 더 지속할 수 있죠.  



 저도 혼자 있는 시간들이 좋지만 그것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라도 주말에는 모임을 갑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였을 이들과의 만나죠. 


 

삭막한 도시의 직장인 한 사람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한 사람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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