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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한 밍 Aug 07. 2023

360일, 병원에서 마주한 인간상에 관하여-귀감 편

  2022년 8월 3일 ~ 2023년 7월 28일.

  지난 360일간의 입원 생활. 2개 병원의 입원 생활을 거치며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을 마주하였다.

그중엔 귀감을 준 사람도 있었지만, 반면교사 삼을 사람도 있었다.

  지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가 마주하고 관찰했던 사람 중 귀감을 줬던 사람에 대한 내용이다.




1. 환자와 눈높이를 맞춰 이야기하는 간호사

- 입원 생활을 할 경우, 간병인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마주하는 간호사.
  입원 후 심전도 검사를 진행, 일정 시간마다 혈압을 재고, 투여 중인 주사를 확인하고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 주며, 환자의 입장에선 환자복을 수령하거나 통증으로 인한 진통제나 얼음팩을 요청하는 등 입원 생활 중 필요한 때에 병동 스테이션을 찾 요청하며 마주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입원 생활 당시, 침대에 누워있는 채로 혹은 휠체어에 앉아 환자복을 받거나 진통제 처방, 얼음책 요청 등을 할 때 나의 눈높이와 동일한 위치 선상으로 몸을 숙이며, 눈을 맞춰 요청을 들어주던 간호사가 있었다. 누군가 보기엔 사소한 행동으로 느껴질지 언정,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나는 감동을 느꼈다. 그저 물리적인 시야의 높낮이를 맞추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이 마주하는 사람과의 진정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능 아이콘  제작자: Freepik - Flaticon


2.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도와주는 간병인

- 식사 후, 휠체어를 타고 다 먹은 식판을 가져다 두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발병 초기엔, 다리에 힘이 아예 없다시피 했기에 행여나 휠체어에 올려놓은 식판이 쏟아지진 않을까 맘 졸이며, 식판을 가져다 두었다.

  그러던 나를 본, 같은 병실 다른 환자의 간병인께서 나의 식판을 대신 종종 가져다 두시곤 했다.


"밥 다 먹었으면 그냥 간이침대에 둬~ 내가 우리 환자 거 가져가는 김에 같이 가져갈게."


  괜찮다고, 말씀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내가 직접 가져다 두겠다 했지만, 오며 가며 항상 나의 간이침대를 확인하고 밥은 다 먹었느냐 말을 걸어와주시던 간병인. 퇴원하는 날에도 금방 좋아지실 바란다며, 진심 어린 말씀을 전한 분이었다.


  다른 병원에 전원을 가서도 비슷한 성향의 간병인을 만났다. 내 옆자리의 환자를 간병하는 간병인이었다. 매 끼니마다 식사를 전달, 반납해 주셨다. 또한 침대보를 갈기 위해 간호병동에서 받아오는 날엔 치료받고 있을 동안 갈아줄 테니 자리에만 두라고 말씀하시고, 직접 갈아주시곤 하셨다. 심지어 간식이 생기면 종종 나눠주곤 하셨다.

  약 11개월의 입원생활 동안 가장 많은 신세를 진 간병인. 외래를 다녀올 때마다 병의 경과를 여쭤보며, 옆에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 온 간병인. 흥이 많은 분이어서 종종 가볍게 춤을 추거나, 특유의 입담으로 병실 내 웃음꽃이 활짝 펴는 날도 있었다.

  퇴원할 때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좋은 사람과 만날 것이라는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준 간병인.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진심으로 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함께 살피며 환자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곤 했다.

  퇴원 이후 다시 일상에 적응하고, 하나하나 겪을 새로운 경험들에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다가갈 것인지 생각해 보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심어준 그런 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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