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닌 걸 체념하는 단계

by 새벽뜰

목하 아픈 사랑을 하다가 이별을 하면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랑을 했던 만큼 마음도 문드러져 그저 시간의 힘을 믿으면서 꾸역꾸역 살아나가고 말 것이다. 작년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12월 끝무렵부터 나는 '오늘의 감사'라는 주제로 열 가지 정도의 감사글을 쓴다고 했던 바가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야무지게 잘 실천 중이다. 반복되는 감사도 있지만 적다 보면 새록새록 발생하는 감사도 있다. 감사도 계속하다 보면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 같았다. 물끄러미 , 벌써 몇 페이지로 채워진 글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고마운 마음을 모두 지켜내지도 못하면서 나는 욕심만 늘어 새로움만 탐하고 있었구나. 옷 장에는 작년에 장만한, 몇 번 입지도 않은 코트가 가득 걸려 있으면서도 매일 입을 옷이 없다며 신상 옷을 잔뜩 사려 드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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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지 못한 것들은, 나의 노력이 부족했던 이유 인지는 몰라도 그전에 나에게 오기엔 너무 버거운 것들이었거나 아마도 인연이 아니었던 거라고. 오도카니 앉아서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생각했다. 오도카니 앉은 곁에 욕심만 늘어져 있으니 도통 평안이 찾아 올 공간이 없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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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관통해 마음에 생긴 빈 공간을 굳이 새로운 것으로만 채워 넣을 필요가 있을까. 가진 것을 발전시켜 보는 건 어때. 나는 왜 이런 생각을 이제야 해볼 수가 있는 건지. 이제라도 할 수 있어 너무나 다행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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