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일주일은 보통 이렇게 흘러간다.
월요일: 내가 뭐 잘못했니? 왜 월요일이야? 월요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신은 왜 월요일 같은 것을 만들어서. 신이 안 만들었어. 그럼 누가 만들었어? 어떤 인간이 만들었겠지. 그렇지? 역시 인간이 문제야.
화요일: 화난다. 화요일이라서 그런가? 아니야, 화가 많아서 그래. 화요일이라서 화가 많은가? 아니야, 네가 직딩이라서 그래. 그치, 직장인이 죄지.
수요일: 아직도 수요일이야? 체감상 목요일은 된 것 같은데 어떻게 이래? 목요일 맞아. 그렇지? 목요일이지? 너 바보냐? 농담이잖아. 수요일 맞아. 바보 직딩아.
목요일: 하루만 더 버티면 내일은 금요일이다. 하루만 더 버티자. 그런데 시간 더럽게 안 간다. 시간 아니고 네가 안 가고 있어. 그러다 너 지각한다.
금요일: 드디어 주말이다. 해방이다. 오늘 저녁 뭐 먹지? 저녁 먹고 뭐하지? 뭐하지 말고 뭘 해야 할지 생각해봐. 할 거 많을 텐데. 오늘만 살래? ㅠㅠ
토요일: 어영부영하다가 점심 먹고 잠깐 졸았더니 오후 3시, 으악! 벌써 하루가 다 갔어! 이러면 안되는데. 금요일 밤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 돌아 갈래~ 그게 되겠니?
일요일: 내일이 벌써 월요일이라니 믿어지지 않아. 한 주가 다시 시작된다는 생각에 영혼이 털리고 멘탈이 가출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시계와 달력을 번갈아 보면서 아쉬워한다. 아, 나는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수요일도 공휴일이 돼야 한다. 만약에 주 4일제를 도입할 거면 반드시 수요일을 쉬는 날로 해주길. 월화 일하고 하루 쉬고 목금 일하고 주말 쉬고. 3일 연속 일하는 건 너무 힘들다.
더 슬픈건 고된 직장인에서 은퇴하면 이보다 더한 무료함과 고독이 찾아올 것이라는 현실이다.
인간은 고통과 지루함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시계추와 같다더니..
덧붙임) 짧은 글 매거진은 오픈된 공간입니다. 작가님들 참여신청하시고 이곳에서 잡담을 나눠 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