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가을이 왔어요.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초가을이 왔다.
여름 동안 더위와 싸워내느라 지친 몸이 가을에 들어서자 축 쳐져 지난주에는 내내 가을맞이 컨디션 난조로 고생했다. 나이가 드니, 계절의 변화가 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서글퍼할 새도 없이 초가을의 바람은 너무 달콤하고 향긋해서 지난주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 주었다.
지난밤 한강변에 길게 늘어선 노천 음식점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한강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가을이 선사해주는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풀과 꽃은 노란빛이 돌면서 씨를 품고 하늘은 높고 파랗다. 가을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한낮에는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여서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더 자세히 볼 수 가있다.
여름 내내 싸워 왔던 생각과 감정들이 휴식에 들어가고, 잘 싸워냈다는 잘 버텨냈다 하는 격려를 스스로에게 한다. 지난한 마음의 고생이 바람결에 흩어져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임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고 그 느낌은 매번 새롭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모닥불이 피워내는 나무 타는 냄새, 물기에 젖은 풀냄새, 배와 사과 껍질의 달콤한 냄새, 흙의 냄새까지 코끝에 스미는 향기로운 계절 가을-
이번 주말은 그 가을을 충분히 마음껏, 소풍 할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