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는 건 좋지만 하자는 걱정 돼
아무리 리모델링 예정인 아파트라도 삽 뜨기 전까지는 아무도 일정을 장담할 수 없고, 그 동안 썩은 환경에서 살기 싫어 결정했던 인테리어. 내가 살 공간이 예뻐지는 건 좋지만 또 하자가 많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최대한 챙기는 데 까지 챙겨보자 마음 먹으며 장장 3주에 걸친 신발장, 창문만 제외한 올 수리가 진행되게 되었다.
이때 살고 있는 월세집 계약 만료 일정, 기존 임차인의 배당기일,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어느 한 구석 일정 지연 없이 아주 타이트 한 일정으로 움직여야 했다. 임차인이 오랜 기간 보증금을 받지 못해 열이 뻗칠 대로 뻗친 상태였으므로 이 분이 제발 배당기일에 배당 받고 무사히 나가주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다행히 이 분이 최우선 권리자는 아니어서 내가 인수할 권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과정이 아주 스무스한건 아니었지만 공사를 시작해야 할 일정에 다행히 임차인이 퇴거를 해주셨고, 무사히 철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 많은 80년대 아파트는 철거일 부터 문제가 펑펑 터지기 시작했다. 우선은 천장이 너무 오래되어 석고보드가 벽지랑 같이 뜯어지며 합판이 드러났고, 화장실 수도관이 너무 낡아 누수가 있었고 바닥 미장 상태는 엉망이었다.
인테리어 사장님께 전화를 받을 때 마다 문제 사항은 늘어갔고 추가금이 좀더 붙기 시작했다. 그래도 천장이나 수도관 같은 건 안 할 수 없었기에 추가금이 붙더라도 새로 작업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어찌저찌 일정대로는 진행했으나 화장실 수도관이 너무 낡아 교체하는 바람이 전체적인 일정이 조금씩 밀렸고 나는 일정 내에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도했다. 그리고 회사 때문에 낮에 현장 방문하기가 어려워 퇴근하고 최대한 2~3일에 한번씩은 방문해 집 상태를 체크하고 궁금한 부분은 인테리어 사장님께 수시로 질문했다.
인테리어 사장님이 최대한 신경 써주셔서 진행해주셨지만 그래도 잔금일에 가니 이런저런 하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사소한 하자들이 아니라 마감이 안된 부분들이 있었기에 하자보수를 요청하고 마무리 후에 잔금을 치르는 것으로 말씀을 드렸다.
인테리어를 하면 하자가 없을 수 없다던데 그 후에 대응이 얼마나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잔금 시점에는 그래도 심각한 문제들이 없었기에 잔금을 치렀지만 제발, 그 후에 문제들이 별로 발생하지 않기를, 발생하더라도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방법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