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긍정 에너지 한 스푼
발 끝으로 느껴지는 쌀쌀한, 차가운 바람이 기분이 좋다.
아침 일찍 일어나 머핀을 굽는다.
머핀 트레이에 오일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어제 가든에서 딴 라즈베리와 잘 믹스한 반죽을 트레이 한 칸씩 채워준다.
카페에서 사 먹는 머핀보다 조금 더 건강하게 먹어 보고 싶어 비건 레서피를 선택했다.
한 스쿱의 버터는 올리브유로 대신한다.
요거트는 소이 밀크로, 흰 밀가루는 통밀로,
정제된 백설탕은 비정제된 로우 슈가로 대신한다.
요리를 할 때 좋은 재료를 사용하면 기분이 더 좋아진다. 왠지 조금 더 정성을 들이는 기분 때문일 것이다.
프레쉬하게 잘 익은 빨간 라즈베리와 잘 섞인 반죽을 보고 있으니 벌써 달콤한 향이 난다.
그렇게 예열되고 있는 오븐에 머핀 트레이를 밀어 넣어주고 타이머를 맞춘다. 30분.
무기력할 때는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편하다.
티브이로 EBS 라이프스타일을 자주 보는데 이제 갓 시골에 들어가 슬로우라이프를 즐기는 한 부부의 모습이 나왔다.
밭에서 채소들도 길러먹고 아저씨는 아침마다 빵을 반죽해 바게트를 구웠다.
“아,, 부럽다 저런 삶.”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갈 때쯤 또 다른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아침에 머핀이랑 커피 마시는 거 좋아하는데,
한 번도 집에서 만들어 볼 생각을 못했네…”
그리고는 곧장 노트를 펼쳐 레서피를 찾아 적는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니 저녁 7시 반,
잠시 고민하다 장바구니 하나를 챙겨 들고 마트로 나섰다. 마음이 났을 때는 뭐든 하기가 쉽다.
그렇게 이것저것 장을 봐와서는 미리 주방에 간단한 세팅을 해놓았다.
머핀 트레이와 계랑 저울, 큰 볼과 소이 밀크 등을 얹어 놓고 잠자리에 든다.
오랜만에 내일 아침이 설레는 마음이다. 마치 소풍 가기 전날 아이의 마음이랄까.
맛있는 음식을 요리한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조금 번거로울지 모른다. 어쩌면 사 먹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과정들이 내게 힘을 준다.
좋은 기분을 준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무언가를 하고 싶게끔 만든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그 리듬에 맞춰 쉬운 요리 하나를 해보는 건 어떨까?
첫 번째로는 나 자신에 놀라고,
그다음으로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놀랄지도 모른다.
“우와, 자긴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