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읽기 시작 한때는 우리 집 책장에서 해리포터를 발견했을 때부터였어.
물론 어렸을 때 우리 집도 전집들로 책장이 가득했지만 난 어쩐지 책과는 조금도 가까워 지기가 어려웠어. 그런데 해리포터 첫 장을 펴는 순간 나도 책이라는 것에 완전히 빠져버리는 순간이 왔지.
물론 해리포터로 끝이 났지만 말이야.
그 뒤로 나는 그만큼 재밌는 책이 또 있을까 하면서 자주 도서관에 갔던 것 같아.
딱히 친구와 약속이 없을 때면 나는 늘 도서관에 있었어. 그렇다고 책을 읽으러 갔던 건 아니야.
그냥 책 냄새를 맡고 있으면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았거든.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서점 아니면 도서관이었고, 여전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책을 구경하고 사는 일이야.
책 읽는 걸 즐겨하지 않는 사람이 서점이나 도서관이라니, 참 아이러니 하지.
마치 흰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내가 라떼는 마시는 것처럼 말이야.
그렇지만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우리의 인생은 좀 더 재밌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오늘 마침 내 옆에 “달달 한 건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카카오 파우더가 잔뜩 뿌려진 호주 카푸치노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자.
말로 다 설명하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만의 작은 행복일 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