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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Nov 30. 2023

독일 겨울 지내기.

한국보다 일조량이 적어 뚠뚠 해지기 쉬움!

집 앞

드디어 눈 같은 눈이 내린다.

아침 9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두컴컴

독일의 겨울은 이렇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눈이라 그저 반갑기만 하다.


독일은 겨울에 겨울 스포츠를 즐긴다.

남편은 벌써 겨울 스노우보딩 준비를 마쳤다.

가을 내내 애들 옷사고, 부츠 새로 사고, 밴딩사고

혼자 뭐가 그리 바쁘던지.


시부모님도 특히 시아버지가 스키를 엄청 즐겨 타셨다는데

지금은 스키 접고, 겨울 자전거를 타신다.

그래도 스키장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의 스키실력은 옆에서 보고 있자면,

휭~하고 지나가는 벌새 같달까?


40대가 되니 이제 몸이 다칠까 봐

무서워서 스노보드 타기가 걱정되지만,

또 아이들에게 좋은 시간 만들어주기 위해 올해도 움직여야 한다. 다치지만 말자!!

스위스의 한 스키 리조트, 알프스를 보며 보드타고 내려오는 기분은 정말 최고!
아이들에게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고 하는 너
역시 추울 땐 달달이와 커피. 사실 어묵꼬치와 국물이 너무 간절했다.



스키장에 가면,

 5살 6살 아이들도 스키를 엄청 잘 탄다.(내 기준)

그리고 아시아인이 스키장에서는 더 없다.

우리 아시아인들은 겨울 스포츠를 잘 즐기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비용이 저렴하지 않아서??

도시에서 왕왕 보이던 아시안들을 여기선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우리를 더 뚫여져라 쳐다본다.


사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교실에서 스키나 스노보드 타는

아이들은 5명 내외라고 한다. 남편 말로는 아마 비용 문제가 가장 커서 그럴꺼라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니까.


하긴, 독일은 세금도 거의 50% 내고, 양육수당은 받지만

그렇다고 스키장 갈 때마다 비용, 아이들의 성장으로 매 해 새 장비마련 등등 저렴하진 않다. (우리도 초창기엔 전부 중고장비로 시작했다)

저번 알프스 산이 보이던 스위스 리조트에서

아들이 먹었던 햄버거세트는 거의 3만 원, 딸이 먹은 감자튀김이 1만 5천 원..

나와 남편은 애들 먹는 거 쳐다보며 물만 마셨다는 슬픈이야기.


하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리조트 식당에서 전부 다 사 먹는다.부모만 주문을 안했다던지, 음료수만 주문을 안했다던지 그런건 없다.

독일인들만 음식 싸 온 게 눈에 보여서 웃음이 지어졌다.

우리도 집에서 싸 온 빵을 먹었지.


바로 이웃 국가이지만, 스위스는 독일인들보다 급여를  2~3배 이상 더 받으니, 소비 패턴도 다르고, 행동들도 다르다.


남편 친구들 몇몇도 스위스에서 직장 다니며 사는데,

일단 차들은 최고급 아우디나 벤츠, 또는 보트까지

있고, 뭐든 최고급, 최신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

(최신형 아이폰 등)

그리고 남편의 대학친구들도 다들 엔지니어들인데 독일에서 일하고, 알뜰하며, 심지어 중국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친구도 있어서 놀랐다. 왜 그걸 샀냐고 물어보니, 싸서 샀단다. 휴대폰 기능면에서는 만족한다고.

"휴대폰이 휴대폰이지 뭐.." 하더라..


한국에 살면서 유럽을 생각할 땐 뭐 비슷 한 백인들, 나라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와서 살아보니 다른 점 들이 다양한 곳에서 보인다.


2023년 내일이면 12월

벌써 겨울 시작이다. 아프지 말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자.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눈과 거미줄의 아름다운 조화

자연은 최고의 디자이너!


: 방금 전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1층에 사시는 시아버지도 나와보시고,

2층에 사는 나도 내려가 보았는데

이 영하 날씨에 할아버지 한 분이 서 계신다.

신분증을 보여주시며 뭐라 하시는데, 시아버지가 집 안으로

들어가 돈과 먹거리를  분주하게 찾으신다.

누구야? 물으니, 시어머니가 "돈 달라고 왔네" 하신다.

시아버지 왈 " 우크라이나 사람이야"

나와 시어머니 둘 다 동시에  "아...."

갑자기 마음이 안좋았다. 나도 돈 가지러 올라갈까?

고민하는 사이 시아버지는 차고로 가신다.

잉? 차고에는 뭐하러 가시지?? 따라가보니,

차고 안에 신발장을 열더니 겨울부츠를 보여주며

그 할아버지에게 신어보라 하신다.

겨울인데 신발이 추웠을 거라 생각하셨나보다.

그 우크라이나 할아버지의 손이 추위로 인해 오들오들

떨고 있는게 보였다.

아..어쩌지...

안타깝게도 이 분의 발 사이즈가 시아버지 발보다 한참이나

커서 신을 수 가 없었다.

그리고 그 분은 돈과 약간의 음식거리를 들고 감사하다며

떠나셨다.


마음이 찡 했다.


시어머니는 우리에게 지붕이 있는 것에 감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라

하셨다.


나도 그런마음이 들면서도, 죄책감도 느껴지고, 안타깝고

눈물도 나오고 마음이 복잡했다.


편안한 노후를 즐길 나이에, 나라가 전쟁이 나서 피난오고,

언어도 안통하는 남의 나라에서 매일매일을 저렇게

사시다니..


이 추운 날 그 분은 어디로 가실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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