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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진 Apr 28. 2024

경주

 벚꽃시즌이다. 그동안 본가에서 매년보는 벚꽃이지만 20여년전만 해도 벚꽃에 그렇게 열광하지 않았다. 그래도 난 경주 보문단지가 핫플인지 알고 남자친구와 갔다. 그때는 현대호텔이었는데 지금은 다른호텔로 바뀌었다. 세월앞에 장사없다. 

홈쇼핑에서 저렴한 상품을 사서 남친이랑 버스타고 갔다. 예뻤다. 흩날리는 벚꽃과 남자친구와의 여행은 아직도 기억에 선한 거 보니 행복했나보다.

이번에는 매화를 보러 가고 싶다.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를 구경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운전만 할 줄 알아도 좀 더 수월할 것을..그래도 아빠가 차사준다고 해도 겁이 많아서 시도도 안했는데 아직 자전거도 못타는 걸 보면 난 글렀다. 남자친구가 운전을 잘했으면 한다. 이게 내가 바라는 유일한 거다. 

보문단지는 보물단지처럼 약간 비밀스럽고 닫힌 공간이었다. 단둘이 있어서 좋았다. 지금도 꽃놀이를 가고 싶은데 공부중이니 못하는 것이 천추의 한이다. 2023년 잊지 못할 듯, 붙박이장같은...

지금 오랜만에 봄비가 내리는데 그때의 2박3일일정도 봄비가 왔었다. 고즈넉한 밤에 봄비의 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 좋았다. 그냥 같이 차마시는 것도 좋고 영국이 비가 자주 내린다는데 추위때문에 고려하지도 않았지만 어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이상기후를 보면 현재의 상황은 그닥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예전에 국문학시간에 글을 많이 썼는데 레포트로 쓰는 삶과 소설가의 쓰는 삶은 다르다. 지금은 글쓰는 지금 이순간도 소중하고 훗날 그리울 듯

경주도 눈에 담기고 밟히지만 그때의 그 감정이 더 애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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