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33화. 희나리의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33화. 희나리의 오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비닐봉지에서 꺼낸 구창모 테이프를 손에 들었다.


엄마가 아침에 밥상을 차려주며 말했었다.

“요즘은 노래도 기계로 듣는다며? 테이프 틀어주는 거 사달라 그러지 그랬어.”


나는 그 말에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웃고 말았지만,

사실 우리 집엔 작은 회색 카세트 라디오가 있었다.

테이프를 넣으면 ‘착—’ 하고 삼각형 화살표가 돌아가고,

플레이 버튼이 눌리는 소리마저

왠지 근사하게 느껴지는 그런 기계.


나는 테이프를 조심스레 넣고,

재생 버튼을 꾹 눌렀다.


“또다시 사랑이 온다면 그땐 말할 수 있을까...”


**구창모의 ‘희나리’**가 방안에 조용히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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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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