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34화. 이선희를 보러 가는 날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34화. 이선희를 보러 가는 날

그날은 조금 특별했다.

하영이, 윤하, 그리고 나.

우리 셋은 며칠 전부터 마음을 졸이며

그토록 기다리던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오늘이야.”

하영이가 전날 수업 끝나자마자 속삭였다.

윤하는 문방구에서 산 반짝이는 머리핀을 꺼내며

“이거 공연 날 쓸 거야. 이선희 언니 앞에서 예쁘게 보일래.”

말끝을 흐리며 웃었다.


나도 집에서 조용히 카세트테이프 속 이선희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중에 그대를 만나~”

그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차분해졌다.

엄마 몰래 모아둔 용돈을 봉투에 넣어

책상 서랍 깊은 곳에 숨겨두었고,

그날을 위해 아껴두었던 옷을 꺼내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


공연 당일 아침.

나는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

아무도 깨기 전에 혼자 부엌으로 나가

세수를 하고,

조심스럽게 준비해 둔 옷을 꺼내 입었다.


“어디 가니?”

엄마는 아침밥을 차리던 중 물으셨다.


“오늘… 하영이, 윤하랑 공연 보러 가요. 이선희 언니요.”

내가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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