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43화 일기. 1988년 12월 첫째 주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일기 — 1988년 12월 첫째 주, 일요일

“창덕궁 소풍, 우리 가족이 된 날”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낸 날이었다.

이른 아침, 현철 오빠가 준비를 다 해놨다.

나는 걸레질도 도와주고, 도시락도 싸며 바쁘게 움직였지만

이상하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수빈이는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일어나자마자 머리띠부터 고르고,

막내 준수는 김밥 재료를 보며 "치즈 넣었어?" 하고 귀엽게 물었다.

하영이도 함께 나들이에 오고 싶다며 아침 일찍부터 들떠 있었고.


오빠는 오늘 진짜 우리 가족의 가장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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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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