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제45화. 용죽천으로 간 날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제45화. 용죽천으로 간 날

아침부터 외삼촌은 큰 솥에 떡국을 끓이셨다.

할머니는 이른 새벽부터 장에 다녀오셨는지

할머니 손에 들린 망태기엔 삶은 계란과 유과,

그리고 아이들 간식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늘 날씨 좋다. 애들 데리고 용죽천 가자.”

외삼촌이 두꺼운 점퍼를 꺼내며 말씀하셨다.

현철 오빠는 이불을 개다 말고 “진짜요?” 하고 먼저 일어났고

동생들은 벌써 양말을 찾아 신발장 앞에 모여 있었다.


나는 외할머니께 보온병에 따뜻한 보리차를 부탁드리고

둘째 이모와 함께 도시락을 쌌다.

김밥과 삶은 달걀, 조청 발린 쌀과자 몇 개와 귤 두어 개.

부풀어 오른 도시락 보자기에서

겨울의 설렘이 소복소복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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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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