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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골목

29-2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고아 아닌 고아였던 아빠


우리 아빠는,

돌도 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말은, 나에게 오래도록 이해되지 않는 말이었다.

어떻게 아버지를 ‘기억도 못할 만큼 어릴 때’ 잃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아이는 대체 어떤 식으로 자라났을까.


아빠는,

그 동네에서 가장 크고 부유했던 외갓집 기와집에서 자랐다.

방이 열 개가 넘고,

큰 대문과 높은 담장이 있어

아이들이 넘볼 수 없는 집이었다.


그 집에서, 아빠는

‘외손주’라는 이름으로 자랐다.


기와집을 물려받을 친손주도 아니고,

대접받을 사위도 아니었기에

아빠는 늘 그 집안의 중심 바깥에서 맴돌았다.


엄마는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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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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