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2부 사람과 바람이 머무는 오후
《마루 끝 일기》 5화 – 2부
사람과 바람이 머무는 오후
2025년 7월 30일 (화) / 제주
정오쯤,
남편이 표선으로 왔다.
버스를 타고 오는 길이
그리 녹록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제주는 좋은데, 대중교통은 불편해…”
투정을 부리는 남편의 얼굴엔
피곤함이 가득했다.
앱 하나 제대로 못 쓴다며,
공무원이 어쩌고 저쩌고
투덜대다가도
내가 웃어주면 또 따라 웃는다.
두 대의 버스를 연달아 놓치고
두 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그에게
이 고단한 여정은
어쩌면 소소한 모험이었는지도 모른다.
면사무소 근처 냉면집에서
형님 부부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에
뜨거웠던 오전이 조금은 식는 듯했다.
점심 후엔
동생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렀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는 그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올해 제주엔 유난히 비가 안 왔다는 이야기.
육지보다 더 메말랐다는 걱정.
표선이 점점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한 수다들.
그러면서도 우리는 참 반가워했다.
그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시간이 흘렀다.
어제 갔던 돈내코 원앙폭포 이야기를 꺼내자,
형님은 소정방 폭포를 추천해 주셨다.
정방폭포는 익숙했지만,
소정방은 나도 가본 기억이 흐릿했다.
‘그래, 오늘은 소정방으로 가볼까…’
함덕도 좋지만,
매일 같은 곳이 익숙해질 때쯤엔
다른 바람을 마시는 것도
또 하나의 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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