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끝일기 13화

“수박을 반찬처럼 먹는 법”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마루끝일기 13화

“수박을 반찬처럼 먹는 법”
2025년 8월 3일, 일요일

카톡을 열었더니 어제 수박을 사갔던 분이 단체 카톡방을 만들었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짧은 글이 도착했다.

> “네, 싱싱해서 맛있네요.
껍질 깎아서 그냥 고추장, 소금, 참기름 넣고 비벼 즉석에서 먹으니
그 어떤 반찬보다 최곱니다.”



생각지도 못한 수박의 반찬 활용법.
덜 자라 여린 수박이 오히려 이렇게 맛있게 변할 수도 있구나.
나도 곧장 따라 해보고 싶어졌다.

남편 출근하는 걸 배웅하고, 나는 괴산으로 갈 준비를 했다.
늦은 밤엔 비 소식이 있으니 수확할 수 있는 건 오늘 다 해놓아야 한다.
덜 여문 수박은 호박잎 그늘에 가려 자라질 못했기에
햇빛을 더 받도록 주변 잎들을 따주기로 했다.

얼음물과 썰어놓은 수박을 가득 실은 채, 밭으로 출발했다.
오늘도 농사짓는 사람의 마음은
날씨와 흙과, 자라는 것들에 닿아 있다.

수박이 반찬이 되는 세상.
그 말이 어쩐지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물들인다.
우리가 키운 것이 누군가의 식탁에서 그렇게 새로운 맛이 되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더위 속 수확이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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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수박, #귀농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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