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잘 아는 웃음.
장가계, 둘째 날의 틈
일행의 대부분은
삼십 대 후반의 부부들이었다.
서로의 걸음에 익숙해 보였고,
말수가 적어도
눈빛으로 충분히 통하는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미화와 그는
자연스럽게
부부로 보였다.
그 사실이
미화에겐
조금 안도였고,
조금은
설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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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여자들만 온 팀도 있었다.
여행에 익숙해 보이는 얼굴들,
서로를 잘 아는 웃음.
버스가 출발하자
그는
그들 중 한 여성과
살짝 짙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과하지는 않았지만
선은
분명히
미묘했다.
사람들은 웃었고,
버스 안은
금세 활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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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위인 그는
넉살이 참 좋았다.
어디서든
사람들과 금방 섞였고,
낯선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었다.
그 모습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미화가
그에게 끌렸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날의 미화는
그 매력이
살짝
부담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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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히 움직이는 그의 시선이
이 사람, 저 사람을 오갈 때마다
미화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얼굴을
살폈다.
웃고 있는지,
어디까지인지,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질투라기보다는
경계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이 사람은
나만의 공간에
머무는 사람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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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화의 기분을
눈치채지 못한 듯
계속해서
사람들 사이를 오갔다.
미화는
버스 창가에 앉아
밖을 보았다.
장가계의 산들이
연이어 지나갔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사회성은
능력이었고,
장점이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었다.
동시에
미화에게는
잡을 수 없는 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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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그가 미화 곁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을 걸었다.
“왜 그래?
피곤해?”
미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그 그냥 속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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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는 그때 알았다.
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의 매력까지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걸.
사람들 속에서
자유로운 그를
온전히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걸.
그 깨달음은
아직
아픔이라기보다는
조용한 예감에 가까웠다.
장가계의 산들이
점점 멀어질수록
미화의 마음 한편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불안이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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