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는말
올해 1월 초부터 쓰기 시작했고, 이 문장을 쓰는 현재, 4월 말이 되었다.
아마 5편부터 점점 쓰기 어려워졌던 것 같다.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도 처음이거니와, 털어 버리고 싶은 부끄러움들을 고르고 골랐다.
이 시리즈를 과연 다 쓸 수 있을까, 싶었다.
마지막 편에 도착하는 과정은, 30분 정도 등산해 놓고, 정상까지 3시간 정도 남은 느낌이었다.
마이크: 흐아아, 다 왔다고 해 줘. 젭ㅏㄹ…!!
현실: ?.? 아직 한참 남았어.
마이크: 아 진짜 거짓말하지 마.(정색)
이런 느낌?
그래도 끝이 오긴 했다. 포기하지 않으니, 이렇게 마무리를 지을 수도 있게 됐다.
위에서 말했듯이, 남사봄은 제삼자에게 내놓기 부끄러운 모습들만 골라 담았다.
자기 부정, 망설임, 남 의식하는 완벽주의 추구, 두려움, 수줍음, 외로움, 낮은 자존감 등등.
이런 것들을, 그렇지 않은 척! 쿨한 척! 숨겨 왔었다. 물론 숨긴다고 숨겨지지도 않지만 말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좋은 점보다 안 좋은 점들이 먼저 떠올랐다.
꾸역꾸역 좋은 점들을 떠올리다 보면, 장점이 없어서 그냥 흔하게 좋은 말로 포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식으로 나를 서너 개의 단어로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는 게 답답했다.
이럴 바에 안 좋은 점들을 시원하게 받아들이고, 당당해지자는 심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들을 풀기 시작하면 나를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뭔가 보이긴 보였다.
한 편씩 쓸 때는 몰랐는데, 최근에 1편부터 쭉 읽으면서 깨달았다.
사건은 제각각이지만, 모든 생각과 감정의 출발점이 같다는 사실을.
그래서 읽는 분들께는 고만고만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지겨우셨다면 죄송합니다….)
초반 편을 쓰고 있을 때는 머릿속에 고여 있는 고민들이 다 다르게 생긴 줄 알았다.
‘이것들을 다 풀어놓고 나면 속 시원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사실 이번 편 제목까지 미리 지어 두었었다.
Mic drop.
…허세 부리고 싶을 만큼 다 털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마이크 드랍 할 순 없을 것 같다.
쓰고 나니 와닿았다.
이제 막 인트로 정도 끝났다는 걸. 땀도 안 나는 기분…? (분명 숨이 찼는데요. 땀이 안 났습니다?)
지금 내가 보는 세상은 지극히 단편적이라는 걸 안다. 아주 조금 아는 것뿐이다.
앞으로 100살까지 살면서, 계속 부끄러운 이야기들이 생성될 것 같다.
또다시 나는 당당해지고 싶어, 남사봄을 불러올 수도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