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이와 시작하는 월요일

고양이와의 행복한 월요일 아침

매주 월요일은 회사 미팅으로 시작하는 빡빡하고 힘겨운 시작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의 휴일은 내게는 휴일이라기보다 주중 아이들과 함께하며 사용했던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일 뿐이다. 무의미하게도 그저 충전해서 사용하는 그런 건전지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시작하게 된 아침 운동.

이른 아침에 그야말로 양치만 하고 집을 나섰다.

그 어떤 창피함도 없이 약 1시간 30분을 걸으며 음악을 들으며 하루에 대해, 나에 대해, 우리 집에 대해 생각을 했다. 거듭거듭....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꽤 가까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던 듯... 이 아이로부터 엄마에 대한 사랑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아이와의 공감대 형성과 집에 대한 애착을 만들어 주기 위해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반려동물>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 우리 집에서는 주로 강아지를 키웠다. 하지만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은 고양이.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였기에 작은 동물이고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동물이라면 바쁜 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고양이는 잘 키우면 15년 이상도 산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나도 꽤 많이 나이가 들어있으리라..



이제 막 2개월 차인 스코티쉬 폴드의 귀가 접힌 귀여운 아이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앙당물은 입이며 작은 코, 접힌 귀. 그 모든 게 천사인 이 아이는 성격이 우리 아이와 비슷했다. 꽤나 제멋대로이고 자신이 원하는 때에만 우리 곁에 온다. 그럼에도 사람을 좋아하는 이 아이는 손님이 오면 곁에 조용히 다가가 얼굴을 한번 쓱 보고 지나간다.

자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간을 보는 것처럼...


벌써 이 아이를 키운 지도 햇수로 3년이 넘어 4년 차인가 보다.


그리고 우리는 늘 혼자 집을 지키고 움직임도 적은 온기를 위해 고심 끝에 동생을 들이기로 했다.


마침 아시는 분이 일터에서 길냥이에게 먹이를 주다 보니 어느새 15마리 이상의 고양이의 터전이 되어버렸고, 최근 새로 오게 된 고양이 한 마리가 임신을 했다고 알렸다. 이제 태어난 새끼고양이를 한 마리 데려가지 않겠느냐고...


사실 새끼고양이를 만나기 전에 이미 태어나 3개월 이상 된 고양이들을 만나러 그분의 일터에 방문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이미 몸집도 컸고, 한 마리도 나의 곁에 와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렇게 너른 곳에서 뛰어놀고 장난치던 그런 자유로운 아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 오는 것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태어나는 아이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는 모두 네 마리!

너무나 귀엽고 귀여운 뽀시래기 들이었다.

사실 이 중에 마지막 사진에 있는 얼룩덜룩 고양이를 데리고 오려고 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고양이는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원해서 내가 모시고 오는 것>이었다.

나의 큰 착각이었던 것이다.

온이는 펫샵에서 온 아이라서 내가 선택할 수 있었지만 길냥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자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것이다.


이중 까만 친구는 우리 아이 곁을 내내 맴돌았다.

마치 "나를 데려가! 내가 잘해줄게!"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꾸 떼어내도 쫓아오는 이 아이.. 그래! 네가 온이의 동생이 되는지 보자!



사실 우리 첫째인 온이가 굉장히 얌전한 편인 이유는 어릴 적부터 공부방이었던 우리 집에 많은 아이손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에게 하악질을 하지 않는 이유 역시 그렇다. 말이 별로 없고 조용한 아이이기 때문에 동생으로 들어오는 아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합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다시 데려다주는 조건으로 둘째를 데리고 왔다.


둘째는 우리 집에 와서 너무나 빠르게 적응을 했다. 아직 아기이기 때문에 방을 한 칸 내주고 화장실은 그냥 택배박스로. 먹이그릇은 온이가 아기 때 쓰던 그릇으로 대충 때웠다. 다시 보내야 할 수도 있으니.. 인터넷을 찾아보니 고양이 합사는 매우 어렵다고 했기에 더더욱 긴장했다.


그리고 둘째는 이제 막 태어난 지 40일을 넘긴 아이이기에 내 손바닥에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작았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딱히 합사 시기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온이는 처음에 자신보다 작은 꼬물거리는 이 존재가 신기했는지 쫓아다니기 바빴다.

작은 아이는 자신보다 큰 온이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장난을 치며 서열을 넘나들기 시작했다.

온 이에게서는 없었던 장난기 때문인지 온이도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거리를 두기도 하고 도망을 다니기도 했지만, 가소롭게 자신을 자꾸 건드는 둘째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나는 온이에게 물려 꺅꺅거리는 둘째를 보며 부디 다치지 않고 서열이 잘 정리되길 바랐다.

그리고 온이는 그것을 해 냈다.


둘째 이름은 까만 아이라고 해서 <흑미>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 아이가 지은 이름이다. 발음하기 어렵지만 정말 찰떡이다.

몇 번의 학습으로 온이에게 까불면 깨물린 다는 것을 숙지한 흑미는 온이와 꽤 잘 어울린다. 이제는 방에 가두지 않아도 둘이 잘 지낸다.


이제는 당당히 우리 집 아들로서 형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게 될 흑미!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그리고 온이도 동생을 너무 세게 안 물고 배려해 줘서 고마워.

이렇게 합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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