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흑미는 집안 곳곳을 탐험하며 오늘의 즐거움을 찾고 있다. 매일 보는 집안이어도 늘늘 새로워하는 아기고양이 흑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찾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른 아침 눈을 뜨기 전에 발을 움직이며 꿈틀 대는 나의 다리 사이나 옆구리에서 무엇인가 말랑말랑한 것이 느껴진다. 바로 흑미다.
장난꾸러기 흑미는 온이와는 다르게 내 옆에서 잠이 드는지 매일 아침 내 옆에 와 있다. 온이는 잠이 들기 전에 내 방에 와서 피아노 위에 자리를 잡기는 하지만 한 침대에 누워 있지는 않는데 비해 흑미는 늘 내 침대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아침에 일어나려고 꿈틀대기 시작하면 어느새 온이도 침대 위로 올라온다는 것이다. 두 아이다 내가 일찍 일어나기를 원하는 듯하다.
사실 나는 이 아이들보다 일찍 잠이 든다. 고양이들은 야행성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사실인 듯, 내가 눈을 감고 나면 거실 쪽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흑미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소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택배박스를 가지고 노는 바스락 소리, 심지어는 두 아이가 싸우는 소리, 온이가 하악질을 하고 흑미가 온이를 덮치는 소리, 결국 온이에게 한 대 맞고 깔아 눕혀져서 꺅꺅 대는 흑미소리.
이제는 둘이 서로 상처는 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별다른 중재는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런 소리들 때문에 쉽게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참을 수 있는 것은, 이 소리들이 너무나... 귀엽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내 앞에 흑미가 앉아있고, 내 옆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는 온이가 꼬리를 탁탁 치고 있다. 리듬을 타듯이 말이다. 무엇인가 못마땅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멍 때리고 있는 것인지.. 그런 온이의 뒷모습마저 너무나 귀엽다.
다음 주에는 몇 달 전부터 계획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이 두 아이 들을 친구에게 식사와 화장실만 해결에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그럼에도 나 없이 잠을 청해야만 하기에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