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인 것 같으면서도 함께 있는 것이 좋은 것은 고양이나 사람이나...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고양이들은 독립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고양이는 집에 2~3일은 혼자 있을 수 있고, 성격도 독립적이다 보니 혼자도 잘 놀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실제로 길냥이들의 모습을 보면 혼자서 다니는 아이들이 많고, 나름 이것저것 호기심을 느끼지만 그 역시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혼자 엉덩이를 꿍실 거리면서 놀아서 고양이는 원래 그런 성격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워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우리 집에서 꽤나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큰 아이, 온이도 내가 집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누워있거나 하면 그 옆이나 근처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다. 낮잠시간이 아닌 경우에는 거의 나와 붙어 있는 편이다. 둘째 흑미 또한 말할 것도 없이 내 옆에 있다. 약간 거리를 두고 있을 뿐이지 거의 내가 있는 곳 근처에서 혼자 놀다가도 나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주시하고 있다. 예전에 동생이 결혼하기 전에는 강아지를 키웠는데, 그 강아지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놀아달라고 하고, 건들고, 엉덩이를 내 몸에 꼭 붙이고 앉아있어서 생활이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렇게 까지는 아니라 다행이기는 한데... 그럼에도 고양이 역시 사람 주변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고양이에 따라 손님이 오면 방에서 안 나오거나, 하악질을 하는 고양이도 있지만, 우리 집 고양이들은 사람들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손님이 오면 일단 나와서 인사를 하고 둘째 흑미의 경우에는 다가가서 안아달라고 손짓을 하기도 한다. 절대로 손톱을 꺼내지 않는다. 집사를 지켜줄 줄 모르는 녀석들....
가끔 조금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있기라도 하면 두 녀석들이 함께 침대에 올라와서 앉아있다. 싱글침대에 3명이나 있으면 참... 좁다.. (사람 한 명, 고양이 두 마리) 그럼에도, 이 두 아이들이 함께 올라와 누워있다 보면, 이 아이들이 함께 이렇게 있어 주니까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 늦게까지 침대에 있는 날은 무기력해진 날이나, 몸이 아픈 날이다.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플 때에도 이 아이들이 옆에서 나름의 편한 자세로 바라봐 주고, 때로는 나의 팔을 베고 자며 고롱고롱 소리를 내주면 아파서 찢긴 마음도 조금씩 연고를 바른 것처럼 아물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날 마음도 든다.
고양이뿐 아니라 사람도 그런 것 같다.
각자 어느 정도 독립적인 부분도 있다. 친구뿐 아니라 가족이라도 말이다. 각자가 원하는 것이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다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함께 있고, 서로 위로해 주고, 함께 웃어주고, 축하해 주고 하는 것이 행복이고, 다시 힘을 내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독립적인 부분이나 개인 적인 부분은 넘지 않으면서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도와주는 것..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것은 꽤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는 말은 못 하지만 눈으로 행동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곤 한다. 이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사랑을 줘야겠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좀 더 소중히 하고 그들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