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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강아지는 "냥냥" 짖어요

강아지처럼 엄마뒤만 쫓아다니는 고양이들

"음냥냥냥~" 질겅질겅

"음냥냥냥~" 질겅질겅..


"으악... 아파!"

오늘 아침부터 머리를 뜯기는 꿈을 꾼 것인지 머리가 당겨지는 느낌에 눈을 떴다.

"꾸룩?"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큰 아이 온이.


"아이고 이 녀석아! 엄마를 깨우고 싶으면 뽀뽀를 해 줘야 하지 않겠니~"

머리는 뜯겼지만 결코 큰 소리를 낼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귀여운 큰 아들 때문에 오늘도 아침부터 참을 인이라는 한자를 되뇌이고 시작한다.


큰 아이와 아웅다웅 하는 소리가 들리면 저~멀리서 '도도도도'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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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흑미.

애정결핍인가 싶을 정도로 집에 있을 때면 내 뒤만 졸졸졸 쫓아다니는 흑미도 겉모습만 고양이지 하는 짓은 영락없는 강아지다.

새초롬하게 생긴 아이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가 어디로 가나... 하고 쳐다본다. 저녁이면 내 손을 향해 다가와서 만져달라고 하고 그러다 보면 큰 아이도 다가와서 온몸을 만지게 하니... 귀찮으면서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밖에서 일이 많았던 날에는 그저 벽에 기대어 철퍼덕 앉아있으면 어느샌가 두 아이다 가까이 다가와 온몸을 비벼대며 만져달라고 어리광을 부린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쓸어내려주면 내 얼굴 가까이 와서 나를 지긋이 쳐다보고는 입을 맞춰 온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출근 전에 쓰다듬고 뽀뽀해 주는 습관 덕분일까? 아이들도 이 행동이 서로를 위로해 주는 행동임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그렇게 나의 마음마저 다독여 준다.

'오늘 잘 견뎠어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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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너희도 더운데 힘들지 않았니? 오늘도 많이 사랑하고 내일 더 사랑하자~"


피곤에 지쳐 부정적인 말이 머리에 가득하다가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래도 힘내서 해 보자는 마음이 자라나는 것이 느껴진다. 강아지 같은 우리 아이들 덕분에 오늘도 움직이게 된다.






다른 고양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검색을 해 보면 손님이 오면 어딘가 숨어서 안 나온다거나 할퀸다거나 하는 아이들도 눈에 띕니다. 고양이의 특성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디작은 아이들의 눈에 사람들이 얼마나 거대해 보일까요? 특히나 겁이 많은 동물이니... 저희 아이들도 무엇인가 툭하고 떨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작은 소리에도 크게 반응을 하더라고요~


저희 집은 가족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니 거의 비슷한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제가 키보드를 치며 글을 쓰는 소리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경음악소리. 그리고 시골동네다 보니 들려오는 새소리, 빗소리.... 전부 아이들이 예상할 수 있는 소리죠. 그럼에도 장난꾸러기 흑미가 툭하고 떨어뜨리는 약통소리 나 책 소리(손으로 책장에서 꺼내더라고요,,)등 때문에 온이가 보고 있다가도 얼른 다른 방으로 옮겨가고는 합니다.


얌전하고 착한 저희 아이들과 함께 있노라면 이렇게 평온한 기분과 감정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격동적이고 경쟁적인 사회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경제적인 압박부터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그러다 보니 짜증과 화가 늘어나게 마련이죠. 그렇기에 집에서의 이러한 시간이 조급했던 마음을 조금은 느슨하게 늘려주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에서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일상에서 느꼈던 다양한 상처들을 회복하여 다음날 다시 탄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아니, 다음날 더 높이 발돋움 할 수 있는 그러한 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나에게는 어떤 시간이 중요하고 어떤 시간을 더 늘려나가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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