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집에서는 누군가 대신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화장실도 치워주고, 밥도 챙겨주고,
낯선 손길이지만 최대한 익숙하게.
사진을 받아봤다.
흑미는 여전히 귀엽게 카메라를 봐주고 있었고,
온이는…
조금 우울해 보이기도,
조금 삐진 것 같기도 했다.
이불 속에 숨어 있는 흑미.
괜히 더 큰 눈으로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여기 있어. 걱정하지 마.”
말 대신 눈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온이는 바닥 위에 조용히 서 있었다.
꼿꼿하게, 하지만 어딘가 힘이 빠진 표정.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왜 이렇게 오래 안 와?”
그 질문이 얼굴에 다 써 있었다.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마음이 계속 내려앉았다.
미안함.
고마움.
그리고,
그래도 잘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감.
흑미야,
그 와중에 귀여운 표정으로 찍혀줘서 고마워.
온이야,
조금 삐져도 괜찮아.
그 마음, 다 이해해.
조금만 더 기다려줘.
집으로 돌아가면
괜히 더 안아주고,
괜히 더 이름 불러주고,
괜히 더 오래 같이 앉아 있을게.
병원에 있는 동안
나를 제일 붙잡아 준 건
회복 계획도, 일정도 아니라
이 아이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사진들은
그냥 귀여운 기록이 아니라
다시 돌아갈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