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계속 코를 파던 아이
한 20분 정도의 짧은 수업시간.
이 아이의 집을 앞에 두고 나는 속으로 계속 되뇌인다.
'더럽지 않아 더럽지 않아...'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특히 초등 저학년부터 중학년까지 콧구멍에서 피가 나올 때까지 코를 파는 아이가 있었다. 그냥 파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손을 돌려가면서.. 그것이 입으로 다시 들어가고 다시 코로 들어가고...
비위가 그리 좋지 않은 나는 처음부터 손을 잡고 수업을 해 보기도 하고 윽박질러 보고 엄마께 말씀드려 창피하게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집중하면 할수록 아이의 손가락은 콧속으로 자꾸 들어갔다.
아.. 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다음 주에 갔을 때는 콧구멍이 지난주보다 1.5배나 커진 것 같았다. 아이는 여자아이였는데 말로 그 버릇이 고쳐지지는 않았다.
이 시기의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있는 버릇이다. 학습지 선생님이라면 각오해야 하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그렇다고 해서 더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물며 여자아이인 이 아이의 더러운 습관은 꽤 오래갔는데 초등 고학년 때 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이야기를 해도 창피해하지 않아서 눈을 가능하면 아이의 손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오죽하면 동영상 찍어서 시집갈 때 남편한테 보내준다며 협박까지 했을까...
사실 이 아이가 공부를 못하거나 말썽을 부리는 아이는 아니다. 아이의 엄마도 꽤 호의적인 편에 속하기에 방문하기 어려운 곳도 아니다. 하지만 위생적이지 못한 이 수업환경은... 매우 곤란했다. 정말 너무나도 더러웠다. 갖은 방법을 다 써보았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 아이도,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 눈을 질끈 감고 계속 수업을 갈 수밖에 없었다. 코 판다는 이유로 그만 오겠습니다! 할 수도 없는 거고... 아이가 나랑 만나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니.. 좀 더 성장할 때까지 내가 참아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도 내 앞에서는 깔끔하게 행동해도 다른 사람하고 지낼 때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도 없고.. 속으로 괜찮다 괜찮다를 수십 번 되뇌면서 수업이 끝나고 얼른 손을 씻어내며 다른 집으로 향했다.
그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었다. 이제는 코를 파먹으며 수업했던 그때는 마치 없었던 것처럼 귀도 뚫고 살짝 화장도 하고 온갖 예쁜 척을 한다. 하긴 그럴 때지.. 그런 아이를 보면서 옛날에 내가 그렇게 참고 또 참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풋... 하고 웃는다. 다들 그렇게 크는 거겠지. 그 아이도.. 나도..
정말이지 당시에는 너무너무 싫었다.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응원의 표시를 했던 나이기에 그 아이의 더러운 손이 너무나도 싫고 힘들었다. 아이 자체는 너무나 예뻤지만 도대체 왜냐며 왜 그런 행동을 하냐며 곤란해해도 해맑게 웃으며 "코가 간지러운걸요~~~ "하며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던 그 아이...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추억이 되어 아무리 힘든 일도 지나고 보면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이 세월의 힘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