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명해지는 요가강사의 꿈
야심차게 시작했던 내 매거진 '범생이의 요가강사 도전기'의 마지막 글은 19년 1월이었다.
꼬박 3년하고도 4개월이 지난 지금, 그 때와 같은 꿈을 꾸며 돌아왔다. 그 사이 임산부 요가 지도자 과정도 듣고 오만가지 워크숍을 다녔는데, 놀랍게도 아직까지 한 번도 티칭을 해보지 못했다. 준비가 되어야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에 임신과 출산, 육아가 더해지며 이렇게 길어져버리고 말았다.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아 키우는 동안 마음 한 켠엔 아이가 조금 더 커서 내 손길이 덜 필요하면 그 때 준비된 모습으로, 천천히 수업을 시작해야겠노라고 늘 다짐해왔다. 그런데 티칭을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요가 강사'로서의 내가 너무나도 어색해졌고, 내가 나누고자 했던 것이 무언인지조차 희미해져버렸다.
(일례로 최근엔 새로운 요가원에 등록하러 가서 요가강사인지 묻는 질문에 당연히 '아니요'라 대답했고, 같이 갔던 나의 지인은 왜 아니라고 대답했냐며 의아해했다.)
이렇게된 이유를 오늘 한 시간의 수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아 키우는동안 내가 애정 담아 다니던 요가원이 문을 닫았고, 온/오프라인 요가원을 방황하며 수련방식에 정착하지 못했는데, 내가 들었던 지도자과정을 이끌어주셨던 선생님이 온라인 요가를 시작하시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수련을 듣게되었다.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소리 뒤에 들려오는 익숙한 선생님의 목소리. 그 사이에 아기를 낳고 키워내시며 더 사랑이 많아지신 나의 선생님과의 한 시간 수련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집중하라는 메세지가 담겨있었던 오늘의 수업. 뒤로 더 젖혀야 하고, 앞으로 더 숙여내려가야하는 요가가 아니라, 호흡으로 돌아와 이 삶을 더 잘 살아낼 수 있게 도와주었던 요가. 내가 사랑했던 요가, 그래서 내가 남들과 나누고 싶었던 요가는 그런 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