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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십 살 김순남 May 25. 2024

할머니의 바나나

부전역 앞 광장은 어르신들의 쉼터다. 어르신들이 즐겨 먹을 만한 먹거리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하다. 노상에서 파는 500원짜리 믹스커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찐 옥수수, 붕어빵,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기도 한다. 그 행렬은 지하철도가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부전역에 늦게 도착했다. 주위는 깜깜하고 가로등만 옅게 길을 비춰주고 있다.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도까지 걸어가고 있는데, 덩그러니 리어카 하나가 보인다. 할머니가 리어카 위에 바나나 한 송이를 올려놓고 앉아 계신다.  이 시간에 아직도.. 하는 생각에 순간 걸음이 멈추어졌다.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아직 하세요?”      


할머니 반가운 기색으로 얼른 일어나신다.     


“이거 하나 떨이 할라꼬요. 이거 하나 남아서.. 내일 되면 싱싱한기가 사라져서.”     


“아... 그거 주세요”     


마지막 하나 남은 것 떨이하고 가시려고 그 늦은 시간에 혼자 덩그러니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얼른 그 말이 나왔다. 바나나를 봉지에 담아 들고 바쁘게 지하철도로 걸어가다가 할머니가 이제 짐을 챙겨 가시겠지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할머니 리어카 위에 노란 게 또 보였다. “어머나!!” 속으로 혼자 놀랬다. 할머니 프로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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