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얼굴 가득 흐뭇한 미소를 띠시며,
지인에게서 정말 귀여운 이야기를 들었다고 이야기를 꺼내셨다.
“아들이 8살, 초등학교 1학년인데 학교에서 유리구슬 앞에서 소원을 비는 시간에
어떤 소원을 빌었다는 줄 알아?” 하시고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만두 500개 먹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대.
그 말을 듣자마자 나 또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소원이 ‘좋아하는 여자친구랑 친해지게 해주세요.’ 도 아니고, '사고 싶은 장난감을 갖게 해주세요.’ 도 아닌 만두 500개라니.
아이들은 어떻게 소원의 내용까지도 그렇게 사랑스러울까? 엄마가 만두를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 매일 3개씩만 먹게 해주기 때문에, 하루에 한꺼번에 많이 먹어보고 싶다는 게 이유라고 했다.
소원의 내용과 이유까지 정말, 빛이 나게 예뻐서 엄마와 한참을 웃었다.
“정말 귀엽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해가면서.
그런데 같이 웃던 와중에 엄마가 감탄조로 말씀하셨다.
“아이들은 어른들하고 다르게 어쩜 그렇게 다들 순수하고 귀여울까?”
음. 글쎄. ‘어른들하고 다르게’?
물론 아이들이 예쁜 건 사실이지만, 엄마도 충분히 ‘귀여우시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며 귀엽다고 감탄하는 모습도,
저녁으로 한 쇠고기 전골에 대한 반응이 그저 그런 아빠와 남동생의 표정을 살피다가 한 숟가락 드셔 보시고는 “와~맛있는데 왜?”라고 말씀하시는 모습도 충분히.
‘어른’인 엄마도 충분히 귀여울 수 있다.
'귀여우신’ 엄마에게서 ‘귀여운’ 아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것도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그 행복한 순간을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하다.
행복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