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키베이비 Aug 05. 2016

[육아에세이] 임신을 하고 있는 당신에게.

밀키맘의 임신 경험담







쑥이랑 마늘만 먹고 동굴에서 사는 심정



오랜만에 밀키맘이 임신을 했을 때 썼던
일기장을 펼쳐보았어요.
밀키를 임신했을 때의 심정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습니다.
 
첫 아이고, 혹여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생길까 봐
더욱더 조심하고
스스로에게 제약을 많이 걸었더랬습니다.
밀가루나 커피,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밀키가 놀랄까 봐 공연장이나 노래방 등
시끄러운 곳에도 가지 않고,
출근 때문에 화장은 최소한으로 하지만
미용실과 네일숍도 발길을 끊고...
아휴.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제약의 나날들이었죠.

임신 판정을 받고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여성의 삶이라니!
"이제 난 엄마구나!" 하면서
로봇처럼 제약 사항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간이다 보니,
너무나 길고 힘든 적응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것도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었죠.




남의 편은 알 수 없는 그것.

남자는 알 수 없는 미묘한 여자 심리 하나.
여자는 나이와 상황에 상관없이,
항상 예쁘고 싶다는 것입니다.
워킹맘이기도 했고,
푹 퍼진 아줌마처럼 보일 순 없어서
'임산부용 예쁜 옷'을 판다는 쇼핑몰에서
옷을 사입어봤지만,
임산부는 아무리 차려입어도 D 라인일 뿐.
화장도 하는둥 마는둥,
하이힐은 신발장 구석에 넣어놓고
항상 운동화만 신고 다니는 통에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제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얘길 남편한테 하면
'아줌마가 예뻐서 뭐 하게' 란 소리만 들으니
아줌마는 예쁘면 안 되냐!라고 외치고 싶죠.

엄마이기 전에 예뻐지고 싶은 여자인데 말입니다.





임신이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


시끄러운 공연도, 시끌벅적한 액션 영화도,
스릴 넘치는 테마파크에도 정말 가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출산 끝나고 해야지! 싶었는데
출산 후에도 넘어야 할 거대한 산들이
첩첩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저의 To do 목록을 이루기까지는
참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도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을 가장 먼저 이뤘습니다.

그건 바로, 엎드려서 자기입니다.
만삭일 때부터, 너무나 엎드리고 싶었습니다.
진짜 소박하고 어처구니없는 소원인데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못한다는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도 슬프죠.






결전의 날.


출산 당일.
그토록 힘들고 지루했던 것처럼 느껴졌던
임신 10개월이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다 터버린 뱃가죽으로 조금씩 올라오는
작은 발의 느낌,
좋은 음악을 들을 때나, 좋은 음식을 먹을 때
뱃속의 작은 생명체와
순간을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이었죠.
푹 꺼진 풍선 같은 배를 보면서 많이 허전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이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허전함은 또 정신없이
육아 일상으로 채워졌죠.

그래도 이 과정에서 배운 건,
전 아주 소중한 생명을 품고 있었고
그런 자신은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더운 여름을 견디는 모든 임산부 여성분들 힘내세요!
밀키맘이 그림으로나마 응원합니다^^


이전 02화 [육아툰] 출산 후 내 몸 돌보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