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그해 겨울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서 잘 녹지 않는다.
남편이 처음 "머리가 너무 아파"라고 말했을 때, 나는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요즘 다들 피곤하잖아. 그냥 감기기운이겠지.
2차 백신 맞은 지 며칠 안 됐으니까, 몸이 조금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 거야.
나의 첫 반응은 대부분의 보호자가 그랬듯 '아닐 거야'에 가까웠다. 그런데 두통은 계속됐다. 먹은 약은 효과가 없었고, 구토를 하더니, 어느 날은 고열까지 난다. 나는 그때도 괜찮을 거라고 믿었다. 믿고 싶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증상이 이상하다는 걸 확신하게 된 건 그가 "앞이 갑자기 까매진다"라고 말했을 때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겉으론 태연한 척, "당장 병원 가보자." 그 말조차 쉽게 꺼내지 못했다. 정말 이상한 거라면 어쩌지, 병원에 가서 더 나쁜 말을 듣게 되면 어쩌지,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지나가며 말이다.
동네 내과에 가니 의사는 조심스레 말한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려면, 큰 병원에서 신경과 정밀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안에 있던 공포가 정확한 이름을 갖기 시작했다. 큰 병원. 정밀검사. 신경과. 하나하나의 단어가 단단한 벽처럼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보호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움직여본다. 인터넷을 뒤지고, 후기를 읽고, 가장 빠르게 예약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고, 전화 돌리고, 일정 맞추고. 신랑은 그 시간 동안 계속 아팠고, 나는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이 무너질까 봐.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도 알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두통이 아니라는 걸. 내가 지금 무언가 큰 일의 입구에 서 있다는 걸. 누군가를 간절히 걱정하는 시간은 마음을 조용히 갉아먹는다. 병보다 더 무서운 건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 그리고 그 앞에 놓인 무기력한 나 자신이었다.
나는 그때 처음 느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놀랄 만큼 적고, 견뎌야 하는 감정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 곁에 두는 말 >
: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당신의 마음은 어떻게 버텨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