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를 캐는 광부

일상 속 작은 행복 찾기

by 이꺽정


매일매일이 조금은 지치고, 버겁다고 생각되는 시기는 맑고 청명한 주중을 보내다가, 흐리고 컴컴한 어느 주말이 오는 것처럼 뱅글뱅글 돌아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런 날들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평소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부지런히 찾아두는 게 필요하다. 물을 잔뜩 머금은 솜처럼 누워만 있고 싶은 날, 평소에는 깔깔 웃으며 재밌게 보던 것들을 봐도 티끌 같은 웃음도 새어 나오지 않는 날, 그보다 좀 더 멀리, 그리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지, 혹은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되지라는 답 없는 한탄까지 가서 닿게 되는 날, 평소에 차곡차곡 모아둔 마음속 행복 주머니에 손을 넣고 한참을 휘휘 젓다가, 우연히 잡히는 무언가로 나를 조금은 행복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내 주변의 작은 행복 전문가는 다른 이 아닌 남편이다. 남편의 우울함은 대개 가장 좋아하는 과자 한 봉지로 말끔하게 해결이 되고, 조금 더 우울함의 농도가 짙은 날에는 큰 봉지를 먹거나, 두 봉지를 먹기도 한다. 크게 상심했거나, 너무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평소에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만큼 좋아하는 피자 한 판을 먹으며 소파에서 신나게 티비를 보는 것으로 털어낼 수 있다. 또, 산책하기나 달리기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활동도 남편의 우울함을 탈탈 털어버리는 데 도움이 된다. 흙빛 얼굴로 현관문을 들어왔다가, 자기만의 처방으로 다시 생기를 되찾는 남편을 보면서 행복 주머니를 부지런히 채워두는 게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내가 어떤 걸 하면 조금 행복해지는지, 어떻게 했을 때 꽉 닫았던 입가로 베실베실 웃음이 새어 나오는지

나를 열심히 관찰하고, 나에게 물어보고, 또 살펴줘야 한다. 그리고 그런 순간이나 행복을 찾을 때마다 반질반질 윤이 나게 만져서 행복 주머니에 넣어두는 게 필요하다.


눈이 부신 다이아몬드는 찾지 못해도,

우울할 때 오도독오도독 씹어먹을 수 있는 아몬드를 찾는 광부가 되는 것, 그게 흐린 날의 나를 위한 보통날 나의 열심이자 성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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