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사랑하는 방법으로부터

사유하고, 인정하고, 내비치고

by 밀리
가을이 왔다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보면 열린 창문 밖에서 바람이 쉬익 들어와 나의 머리카락을 스친다. 아, 가을이 왔구나. 졸린 눈을 비비적거리며 시원한 바람에 드디어 여름이 지나갔음을 실감한다. 몇 년 전부터 급격히 여름이 싫어졌다. 여름이 오면 모기와 벌레들이 많아지고, 조금만 걸어도 끈적거리고 땀이 나서 단순 걷기 조차 힘든, 뜨거운 열기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너무 싫어졌다. 뜨거운 태양은 나에게 숨이 막히는 답답함을 가져다줬다. 여름이 오면 오히려 더 쳐지는 느낌이었다. 어렸을 때는 여름이 가장 좋다고 말할 때도 있었다. 여름을 생각하면 밝고 에너지 가득한 그런 싱그러운 기운을 느끼기도 했다. 여름은 낮이 길어지니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 수 있고, 태양이 주는 밝은 에너지가 친구들과 놀 때 더 시너지를 발휘했었다. 그런 내가 이제는 여름이 싫어지다니. 특히 요 몇 년 사이에 여름은 나에게 지옥 같았다. 땀만 뻘뻘 흘리고, 밖에 있지 못하고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 갇혀 있어야 했다. 올해도 나에게 여름은 그랬다. 태양의 에너지에 나의 에너지가 빨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줄곧 가을이 언제 오나 생각하며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곤 했지만 저 태양은 여름과 작별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러다 며칠 전부터 에어컨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선풍기 한 대로만 버틸 수 있는 나날이 이어졌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고, 밤에 잘 때는 창문을 열어놓으면 추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잠들기 전 창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며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가을이 왔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가을이 왔다. 여름의 에너지를 잠재우고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내 옆에 있는 창문 너머로 바람이 왔다 갔다 거린다. 나만 아는 바람 냄새를 맡으며 온몸 사이사이로 바람을 느껴본다. 이제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바람이 다가와 나를 데려다줄 것 같다. 바람이 왔다. 가을이 왔다.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으로부터

오랜만에 학과 친구들을 만났다.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항상 학과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와 직업적 가치관이나 원하는 삶의 방향이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철학과에 왔겠지?) 서로의 힘든 점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고, 서로의 이상을 얘기하는 순간이 참 좋다. 누구 하나 ‘그거 현실적으로 어려워’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그렇게 살면 참 좋겠다.’, ‘우리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자.’라고 말을 한다. 이런 사람들과 있으면 에너지를 얻는다. 결국 내가 잘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인 것 같다. 사람들을 사랑하고, 다정한 태도를 내비치고.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으로부터 얻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결국 그 상처는 사람으로부터 치유받는다는 것. 이 세상이 감정을 내비치는 것에 무색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잿빛 같은 적막이 외로움을 파고드는 세상이 아니라 사랑이 구멍 뚫린 사회 곳곳에 내비쳐졌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나는 노래.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 요즘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즐겨 듣는데 정말 순수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Heal The World

There’s a place in your heart

너의 마음에는 한 장소가 있어

And I know that it is love

그리고 난 그게 사랑이라는 걸 알아

And this place could be much brighter than tomorrow

그리고 이곳은 내일보다 더 밝아질 수 있어

And if you really try

그리고 네가 정말 노력한다면

You’ll find there’s no need to cry

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될 거야

In this place you’ll feel there’s no hurt or sorrow

이곳에서 너는 느낄 거야 아픔이나 상처가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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