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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Jul 23. 2021

낮술 한잔하자

퇴근 후 술 한잔이 그립습니다

 


요즘 바쁜 시기라서 일만 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근해서 퇴근시간이 지나고 야근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한 눈 팔 여유가 없습니다. 그 덕분에 친구들과의 소통도 뜸해지고 있습니다.


"낮 술 한잔하자."

친구가 보낸 메시지입니다.


바쁜 시기에는 누군가 불러주지 않으면 그야말로 일만 하며 보냅니다. 가끔 누군가 말을 시켜주고 불러주면 그때 잠시 쉬기도 하고 일에서 잠깐 손을 놓기도 합니다. 어느 때는 누군가의 부름이 반갑기도 하더라지요.



낮술 한잔하자는 친구의 메시지를 보고 현실을 느끼게 되더군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퇴근 후의 시간은 없어졌다고 봐야겠습니다. 두 명의 만남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속을 하지 않고 집으로 향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 낮술 한잔하자는 것이겠지요.


낮에 둘이서 마시기도 하겠지만, 또 누군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또 다른 누군가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낮에는 4명, 저녁에는 2명만 만나야 하는 현실이라니, 어쩌다가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요?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니 2명이든 4명이든 만남 자체를 자제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출근해서 복도에서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서로 외면하며 떨어져 걷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지하철을 타더라도 사람이 적은 곳에 떨어져 있게 됩니다. 식당은 들어가서 손님이 많으면 그냥 나오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손님이 많으면 맛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어우러지며 먹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손님 없는 집에 가는 것이 편안할 정도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개인의 입장에서는 또 손님 없는 식당을 찾게 되니, 참 현실이 아이러니합니다. 남이야 어떤 상황이든 각자 내가 처한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니, 이기적인 현실이 되어가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낮술 한잔하자는 친구의 메시지에 그래 그러자~라고 대답을 했습니다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란 것을 압니다. 낮에는 일해야 하고 밤에는 약속이 쉽지 않으니, 주말이 되어야 낮술을 마실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을 텐데, 주말에는 주말대로 바쁘게 보내니 과연 낮 술 한잔하자는 친구의 소망이 이루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낮술 한 잔이든 퇴근 후 저녁에 마시는 술 한 잔이든, 하루빨리 코로나가 물러나고 보통의 일상이 찾아와야 가능할 텐데, 그날이 언제쯤 올지.. 기약 없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언젠가는 보통날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때까지 우리는 방역지침을 잘 따르고 개인의 생활이 안전할 수 있도록 애써야겠습니다.


낮술도 좋지만, 퇴근 후 한 잔이 그립습니다.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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